민중당 출신으로 지난 15대 총선에서 당시 신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함께 당선된 김문수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이재오 의원이 개헌과 관련해 180도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이들의 입장 차는 30일에도 극명하게 드러났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럼뉴코리아' 조찬모임 강연을 통해 "국회에서 요즘 개헌에 대해 논의가 많다. 이 나라 헌법에 문제가 있다, 대통령제는 안 된다고 하는데, 뭐 어쩌겠다는 거냐"며 "국회의원 당신들이나 똑바로 하라"고 일갈했다. 개헌 논의에 반대한다는 뜻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한 것.
반면 '개헌 전도사'를 자처하는 이 의원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의 회동에서 개헌 문제가 거론됐음에도 여야 정책위의장이 브리핑 과정에서 이를 숨긴데 대해 "국회의원과 언론과 국민을 바보로 만들고 기만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의 이 같은 상반된 태도는 정치적 지향점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대권을 꿈꾸는 반면 이 의원은 사실상 국회가 행정권까지 갖는 이원집정부제를 지지하고 있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이날 차기 대권 도전을 시사하는 발언도 해 이목을 끌었다.그는 "경기도지사, 중요하고 좋은 자리다. 그러나 이 나라의 모든 문제에 대해 남은 내 삶을 온전하게 나라를 위해 바쳐야겠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했다"며 "마지막 내 삶을 대한민국이 흔들리지 않게 하겠다는, 지금까지 헌정 역사와 한강의 기적을 이제 대동강의 기적, 압록강의 기적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내 삶을 거기에 바치겠다"고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