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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타선 팡팡쇼… 넥센의 힘

입력 | 2014-10-31 03:00:00

LG에 6-2 완승… PO 2차전 대패 설욕
2회 강정호 솔로홈런으로 포문
5회 6∼9번 4연속 안타 대거 4득점
선발 오재영 10년만에 PS 승리投





상대 하위 타선에 허용한 실점은 상위 타선에 준 점수보다 충격이 크다.

30일 경기 전 LG 양상문 감독은 “투수들이 보통 하위 타선 타자들은 꼭 잡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다 안타를 맞으면 페이스가 흔들린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은 맞았다. 희생양이 자신이 맡고 있는 LG였을 뿐….

이날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3선승제) 3차전. 넥센이 6-2로 이기고 시리즈 전적 2승 1패로 앞서 나가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1승만 남겼다.

5회초 폭발한 하위 타선이 넥센의 승리를 굳혔다. 2차전에서 5안타로 2점을 뽑는 데 그쳤던 넥센은 2회 강정호의 선제 솔로 홈런으로 포문을 열었다.

3회 삼자 범퇴, 4회에는 안타 1개로 숨을 고른 넥센은 5회 선두 타자 김민성(6번)과 다음 타자 이택근이 잇달아 안타로 출루하며 득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성열의 2루타로 1점을 추가한 넥센은 이어진 무사 2, 3루에서 9번 타자 포수 박동원이 LG 우익수 이진영의 키를 넘겨 원 바운드로 담장을 맞히는 2타점 2루타를 때려 4-0으로 달아났다.

LG 선발 투수 리오단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린 2루타였다. 리오단은 이 이닝에 넥센 하위 타선인 6번부터 9번 타자까지 4연속 안타(2루타 2개 포함)를 허용하며 패배를 자초했다.

LG는 0-5로 뒤진 5회말 1사 만루에서 정성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얻었지만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대타 채은성이 넥센 1루수 박병호의 호수비에 막혀 파울 플라이로 물러난 게 아쉬웠다. 넥센의 상위 타선 3번 유한준과 5번 강정호는 각각 솔로포를 날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번 포스트시즌 동안 ‘3선발 체제’를 예고한 넥센에서 소사-밴헤켄에 이어 3선발로 이날 선발 등판한 넥센 투수 오재영은 6이닝을 3안타 1실점으로 막고 현대에서 뛰던 2004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삼성에 거둔 승리에 이어 10년 만에 포스트시즌 승리를 맛봤다.

현대는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고 오재영은 신인왕을 차지했다. 오재영은 정규 시즌에서 1승에 평균자책점 1.83으로 LG에 강했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오재영은 “올 시즌(5승 6패) 아쉬움이 많았는데 이 한 경기로 위로가 됐다. 2004년에도 2승 2패에서 앞서 나가는 승리를 거뒀는데 올해도 1승 1패에서 팀에 승리를 안겨 줘 기쁘다. 좋은 수비를 해 준 동료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벼랑 끝에 몰린 LG는 안방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을까. 4차전은 31일 열린다.

       
▼ 양팀 감독의 말 ▼

▽염경엽 넥센 감독
=LG 팬들 응원에 기세가 밀리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러나 우리 팬들이 일찍 자리를 채워주신 덕에 선수들이 힘을 낼 수 있었다. 5회초 공격 전에 타자들을 모아 놓고 바깥쪽 위주로 승부를 하자고 했는데 그게 잘 먹혔다. 일단 우리가 유리한 고지를 점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앞선 세 경기는 잊고 한 경기 한 경기 끊어간다는 생각으로 4차전에 최선을 다하겠다. 내일도 오늘과 똑같은 타순으로 갈 예정이다.

▽양상문 LG 감독=오늘 선발 리오단이 구위는 좋았는데 실투 2, 3개가 정타로 연결되면서 5회 대량 실점했다. 이 과정에서 3루수 손주인이 넥센 이성열의 번트 타구를 지켜보다 파울로 처리한 게 결과론이지만 아쉽다. 손주인은 리오단이 이성열을 잡아낼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 같지만 결국 타점을 내주고 말았다. 세세한 것까지 지시 못한 벤치 잘못이다.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무리하지 않고 4차전도 순리대로 풀겠다.

이승건 why@donga.com·황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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