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X 염색체(왼쪽)와 Y 염색체(오른쪽)의 실제 모습. 네이처
Y 염색체가 담고 있는 유전자는 현재 78개가 밝혀졌는데 이 중 20개가 실제로 기능한다고 알려졌다. Y 염색체의 핵심 역할은 정자를 만드는 일이다. 올해 1월 학술지 ‘사이언스’에는 정자를 만들 때 단 2개의 유전자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연구 결과가 실렸다.
야마구치 야스히로 미국 하와이주립대 교수팀은 수컷 생쥐가 될 수정란의 Y 염색체에서 다른 유전자를 제거하고 ‘SRY(Sex-determining Region Y)’ 유전자와 ‘EIF2S3Y’ 유전자 2개만 남겼다. 그런데도 이 생쥐는 정상적으로 자라 정자를 만들었다. 성숙한 정자는 아니었지만 인공수정을 통해 새끼를 만들 수 있었고 이 새끼들은 아무런 문제없이 자랐다. Y 염색체에 유전자 2개만 있어도 자손에게 유전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증명된 셈이다.
제니퍼 그레이브스 호주국립대 교수는 “1000만 년 전까지 Y 염색체가 지속적으로 줄어들었으며 현재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두더지들쥐나 일부 고슴도치는 포유류이면서도 Y 염색체가 완전히 퇴화돼 Y 염색체가 없는 종도 있다.
하지만 데이비드 페이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화이트헤드연구소 박사는 “2500만∼1000만 년 전 Y 염색체에서 사라진 유전자는 단 1개뿐”이라며 “Y 염색체는 앞으로도 건재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과학동아 11월호에 실린 인간 성염색체의 주요 유전자 인포그래픽을 볼 수 있습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 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