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뤼프 오헤르너 씨도 우리에겐 기억해둘 네덜란드인이다. 그는 네덜란드의 식민지였던 인도네시아의 자바 섬에서 태어났으나 그곳을 침략한 일본군에 의해 20세의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 수용소에 끌려갔다. 2007년 미국 의회 사상 처음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여성에게 첫 경험이 갖는 의미는 큽니다. 그 첫 경험이 성폭행, 그것도 군위안소에서의…. 내 인생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이 아키히토 일왕 앞에서 “우리 민간인과 병사가 포로로 노동을 강제당하고 자부심에 상처받은 기억이 여러 사람의 생활에 상흔으로 남아 있다”며 두 나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도, 아픈 역사도 모두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군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인도네시아를 점령해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가한 고통을 언급한 것이다. 그중 가장 큰 고통을 받은 사람이 오헤르너 씨 같은 여성일 것이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