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는 ‘사람들이 무엇이 결여돼 있기에 저것을 아름답다고 생각할까’ 하고 물어야 한다. 그들의 선택에 열광하지는 못한다 해도 그들의 박탈감은 이해 할 수 있다. ―행복의 건축(알랭 드 보통·이레·2007년) 》
아름다운 것을 보고 있노라면 이 감정이 영원할 거라 생각한다. 배우 김태희는 세대를 거듭해도 미인의 표상일 것이라고 여기는 식이다. 과연 그럴까. 세계적 작가인 저자는 디자인과 건축의 역사를 보면 우리의 취향이 그렇게 지조를 잘 지키는지 의문이라고 말한다. 금박을 입힌 찬장은 한때 사랑받았을지언정 지금은 ‘미학적 범죄’라며 조롱받기 십상이다.
미(美)를 향한 마음은 왜 바뀔까. 저자는 독일의 미술사가 빌헬름 보링거의 견해를 빌려 설명한다. 사회는 내부에 모자란 점을 예술에서 찾아 사랑하고, 이는 시기마다 달라진다는 것이다. 이데올로기가 빠르게 변하고, 소란스러운 사회에서는 군더더기 없이 딱 떨어지는 스타일을 찾는다. 미국 뉴욕 맨해튼 남부에 미니멀리즘 화랑들이 몰려 있는 이유다.
결국 우리는 자신에게 없는 미덕을 적절하게 지니고 있는 무언가를 봤을 때 그것을 아름답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어떤 사람이 어떤 스타일에 끌리는가는 다양한 시사점을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 사람의 취향뿐만 아니라 그 사람이 현재 목말라 하는 부분에 관해서도 드러낸다는 것이다.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는 ‘인더스트리얼(industrial)’이다. 배관을 노출한 천장, 콘크리트로 연출한 벽면, 벽돌과 금속 소품 등이 특징이다. 다듬어지지 않은 솔직함과 오래전부터 살았던 것 같은 친근함이 그립다는 방증일 테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