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현·산업부
보도자료에는 일평균 가입자 수만 있을 뿐, 월별 전체 가입자 수는 없었다. 미래부 말대로 시장이 회복되는 걸 보려면 총 가입자 수를 비교하는 게 가장 명확할 텐데 왜 이렇게 복잡하게 썼는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전체 가입자 수를 묻자 미래부 측은 “월별로 휴일은 0건으로 처리해서 9월은 20일, 10월은 18일로 세서 계산했다”고 했다. 이 계산법대로라면 9월은 133만8000대, 10월은 91만2000대 수준이다. 여기서부터 업계 추산치와 큰 격차가 생긴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한국 시장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 규모는 2000만 대 수준이다. 한 달 평균 총 160만 대가 개통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미래부가 밝힌 9월 신규 개통 대수는 중고폰(일평균 2916건) 판매 대수 5만8320대를 빼면 128만 대에 그친다. 미래부는 평소보다 적은 가입자 수를 기준으로 “단통법 시행 후 시장이 30% 줄었다”고 주장하지만 업계는 “40∼50%가 줄었다”고 반박한다.
미래부의 ‘오락가락하는’ 수치는 이동통신업계 얘기를 들어보면 신뢰도가 더 떨어진다. 9월이 원래대로라면 평소보다 개통량이 적어야 맞지만 오히려 예년 평균보다 훨씬 많은 170만 대가량이 개통됐다는 게 이동통신업계 측 분석이다. 그도 그럴 것이단통법 시행 직전 불법 보조금이 왕창 풀리는 ‘대란’이 벌어지면서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3일 동안만 30만 대가 신규 개통됐다는 것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10월부터는 매일 집계 중이지만 그 이전 가입자 수치는 이동통신사들이 공개하지 않아 정확히 모른다”고 털어놨다.
이동통신사가 이 숫자를 미래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인지, 미래부가 받고도 모르는 척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스스로도 정확히 모른다고 시인하는 숫자를 바탕으로 작성된 보도자료를 배포한 정확한 이유가 뭔지 미래부에 물어보고 싶다.
김지현·산업부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