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다시 안갯속]軍 “北 신형잠수함 진수” 확인
○ 북한 핵공격에 무방비 상태에 빠질 수 있어
군 당국이 이번에 확인한 북한의 신형 잠수함은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골프급(3000t)이 아닌 로미오급(1800t) 잠수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통상 로미오급 잠수함은 선체 길이가 77m 이내인데 이번에 확인된 잠수함의 길이는 67m”라며 “기존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과 함교(전망탑) 등의 모양이 다르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어급 잠수함의 크기를 늘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SLBM 기술은 핵 소형화와 함께 한 국가가 어느 곳에서나 핵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다. 지상에서 발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B-52와 같은 전략 핵폭격기와 달리 SLBM은 잠수함으로 은밀하게 적진으로 침투해 타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SLBM은 수중에서 미사일이 점화되는 ‘핫 론칭(Hot Launching)’과 물 밖에서 점화되는 ‘콜드 론칭(Cold Launching) 방식’이 있다. 핫 론칭은 점화 시 발생하는 고온에 견딜 수 있는 내구성 및 열 배출 구조가, 콜드 론칭은 고압 압축공기를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물 밖으로 내보낸 뒤 점화시키는 기술이 핵심이다.
특히 콜드 론칭은 잠수함 안에 복잡한 열 배출 장치를 갖출 필요가 없고 핫 론칭 발사대보다 단가가 낮으며 레이더 포착을 피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 북한이 핵 소형화 기술을 완성하고 SLBM 기술까지 확보한다면 잠수함을 이용해 기습적으로 한국 영해에 침투한 뒤 후방에서 핵탄두 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
최종 관건은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골프급 잠수함을 확보했느냐 여부. 북한은 1990년대 중반 러시아의 골프급 고철 잠수함을 수입한 뒤 해체해 역설계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킬체인’ 체제 수정해야 할 수도
북한의 3000t급 잠수함 보유가 가시화될 경우 우리 군의 대북 핵·미사일 타격시스템인 킬체인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도 수정이 불가피하다. 2023년 구축을 목표로 추진 중인 킬체인은 북한군 지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동식발사대(TEL)가 주된 타격 목표다. KAMD도 적의 지상 탄도미사일을 고도 30∼40km 이하에서 타격하는 체계여서 SLBM을 요격하기 어렵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잠수함 능력에 대비한 잠대지 미사일 방어체계를 확충하는 등 지금부터 실질적인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