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구서 삼성과 KS 첫판
PO 4차전 대승 마운드 숨통 트고
타격 감각도 찾아 승부 예측불허


플레이오프에서 넥센에 져 한국시리즈 진출이 좌절된 LG의 양상문 감독은 최근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내 현실에서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2위가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체력에서 준플레이오프를 거친 팀보다 낫고, 실전 감각에서 한국시리즈 직행 팀보다 낫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양 감독은 “2위 팀이 플레이오프에서 투수진을 무리시키지 않았을 경우”라는 단서를 달았다.
이런 면에서 올 시즌 넥센은 양 감독의 얘기에 부합한다. 3연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하지는 못했지만 4차전에서 낙승을 거둔 덕분에 투수진을 최대한 아꼈고, 사흘의 휴식일도 챙겼다. 최종 5차전까지 갔다면 하루만 쉴 수 있었던 데다 에이스 밴헤켄을 플레이오프 2차전에 이어 다시 투입해야 했기에 투수 로테이션 운용이 어려울 수밖에 없었다.
삼성의 우세를 점치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던 예전과 달리 이번만큼은 넥센의 우세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많다. 민훈기 XTM 해설위원은 “타선에 빈틈이 없고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감각이 살아났다. 삼성 마운드가 전체적으로 낫긴 하지만 원투 펀치만 보면 밴헤켄-소사가 더 강하다”라고 말했다. 반면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넥센은 3선발 체제를 쓰는데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와 달리 한국시리즈는 4선승제다. 삼성은 7차전까지 치르는 한국시리즈 경험이 많은 팀”이라며 조심스럽게 삼성의 우위를 점쳤다.
단일리그 도입 이후 양 감독의 말대로 ‘장점이 있다’는 정규시즌 2위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것은 1989년 해태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양대 리그였던 1999, 2000년 제외). 넥센은 12년 동안 계속돼 온 공식을 깨고 25년 만의 ‘정규시즌 2위 우승팀’이 될 수 있을까.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