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린 여성 환자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립암센터 폐암센터의 암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4년 사이 폐암 수술을 받은 2948명을 분석한 결과, 여성 환자가 831명으로 28.2%에 아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중 대다수인 730명(87.8%)이 평생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어릴 적 가족에 의한 간접흡연을 의심하고 있다. 폐암센터 이진수 박사는 "1950~1960년대 가난했던 시절 부모나 남편, 조부모, 형제와 한방에 함께 살아오면서 오랜 시간 간접흡연에 노출된게 노년기 들어 폐암으로 진단받는 주요 이유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어릴 적 남성보다 여성이 집안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시간이 더 길었던 점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비흡연 폐암 여성의 수술 성적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초기 폐암의 경우 비흡연 여성의 5년 생존율이 96.6%로 전체 폐암환자의 5년 생존율(84.4%)보다 높았다. 특히 수술 후 재발한 경우라도 비흡연 여성 폐암 환자는 재발 이후부터 5년 생존율이 22.5%에 이르렀다. 암센터는 표적치료제에 잘 듣는 유전자변이가 흡연자보다 비흡연 여성 폐암환자한테 더 많아 암 치료효과가 높은 것으로 추정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