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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야당서… ‘반기문 러브콜’

입력 | 2014-11-04 03:00:00

권노갑 “반기문 쪽에서 와서 野대선후보로 출마 타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차기 대선 행보에 선을 긋고 있지만 반 총장을 향한 여야의 ‘러브 콜’은 식지 않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새정치민주연합 권노갑 상임고문은 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 쪽에서 와서 (반 총장이) 새정치연합 쪽 대선후보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의사를 타진해 왔다”며 “그래서 ‘반 총장을 존경한다. 그만한 훌륭한 분이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이날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자신의 회고록 ‘순명(順命)’ 출판기념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서다.

이어 권 고문은 “반 총장 측근들이 얘기한 시점은 6개월 전이었고 최근에도 있었다”며 “반 총장의 뜻이 담긴 메시지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찾아온 사람들이 반 총장의 측근이란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특히 “반 총장이 여당은 안 가겠다는 게 그분들(반 총장 측근들) 얘기”라고 말했고 ‘다른 후보들과 같은 위치에서 (대선후보) 경선을 해야 한다고 보나’란 질문에 “그것이 우리 당의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신을 찾아온 반 총장의 측근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문재인 의원 측 관계자는 “야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선의(善意)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도파 성향의 한 중진 의원은 “문 의원으로는 어렵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 아닌가”라고 해석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공개 행사에서 ‘반기문 띄우기’에 나선 데 이어 2012년 대선 때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이 지난달 중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반기문 효과’는 두드러졌다. 미래연구원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이미지 조사를 한 차기 대선주자 6명에 반 총장은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후보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미래 지도자로 적임자가 있느냐’는 질문에 주관식으로 응답한 사람 중 45.9%가 반 총장을 꼽았다.

반 총장과 가까운 한 인사는 “요즘 자신이 반 총장 측근이라고 하고 다니는 사람들은 반 총장을 팔고 다니는 것”이라며 “반 총장 본인 의사 확인도 안 되고, (측근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으면서 언론에 이야기하는 것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배혜림 beh@donga.com·이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