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한 9단 ● 박민규 3단 본선 8강전 6보(120∼144)
결론적으로 상변의 백 대마는 자체로 두 집을 내고 사는 수가 없다. 주변의 약점을 이용해 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철한 9단은 120, 122로 사전 공작을 하고 124로 끊었다. 승부처다.
127은 어쩔 수 없다. 참고 1도처럼 흑 1로 수를 조이고 싶지만 백 4, 6으로 먹여치는 수단이 있어 흑이 안 된다.
흑은 127, 129로 두어야 했고 백은 130으로 두어 패를 하자고 나왔다. 흑은 당연히 패를 피해 131로 물러섰다. 여기서 132는 작은 실수. 끊어서 수를 메워도 똑같은 단패가 되기 때문. 백이 패를 이겼을 때 손해다.
박민규 3단은 135로 두고는 143까지 수상전에 들어갔다. 백이 먼저 따내는 패가 됐다. 백으로선 이 패를 지면 그냥 바둑을 지기 때문에 흑이 다른 곳에 패를 써도 받지 못한다. 이른바 천지대패로 만패불청해야 하는 상황이다.
반면 흑의 입장에선 꽃놀이패에 가깝다. 패를 져도 흑 6점만 떼어주고 두 번 둬 패의 대가로 조금 더 이득을 챙기면 되기 때문이다. 흑으로선 패의 가치는 12집이다. 흑의 팻감은 어디일까.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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