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서울 강남구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서울제이에스병원 제공
치료를 총괄한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장(브라질 월드컵 축구 국가대표팀 주치의)는 “2일 최종 무릎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했는데 줄기세포가 잘 자라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무릎 연골도 100% 재생돼 완치 판정을 내렸다”고 4일 밝혔다.
무릎 치료에는 줄기세포 무릎연골 재생 치료제 ‘카티스템’을 사용했다. 전 세계적으로 줄기세포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지만 무릎연골 분야 치료제는 이 약이 유일하다. 카티스템은 홍콩에서 시판 중이고,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기 위한 임상시험 1∼2단계가 진행되고 있다.

1월 2일자 A2면 보도.
1월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진행한 정밀진단 결과는 예상보다 심각했다. 관절염이 심해져 연골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다리를 쩔뚝거렸다. 무릎 뒤쪽 뼈에 골극(종아리 근육을 당기는 튀어나온 뼈)이 자라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월 7일 무릎 관절 손상 부위에 카티스템 3바이알을 이식받았다. 무릎 쪽 뼈의 골극을 제거했다. 관절내시경으로 무릎 연골 청소와 연골판 절제술도 받았다.
히딩크 전 감독은 1월 수술, 검사, 입원 치료에 3600만 원을 지출했다. 시중에서 카티스템 1바이알을 이식받는 데는 프로그램에 따라 1500만 원(2주 입원 기준) 내외가 든다.
송 원장은 “연골 표면이 깊게 파이거나 연골이 없어져 뼈가 드러날 정도(국제 기준 3, 4등급)의 환자는 줄기세포를 이식받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연골에 약간의 상처를 입은 정도의 환자에겐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1월 서울 강남구 서울제이에스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를 받은 뒤 재활 치료를 받고 있는 거스 히딩크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서울제이에스병원 제공
히딩크 전 감독은 “1년 전만 해도 다시 운동을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이제는 골프 카트를 타지 않고도 18홀을 돌 수 있어 행복하다”며 “한국이 나를 다시 살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히딩크 전 감독의 완치 소식은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기대감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손여원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심사부장은 “그동안 한국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인지도가 낮아 허가가 잘 나지 않았는데, 한국 줄기세포 기술이 세계로 뻗어가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무엇보다 관절염 환자들이 희망을 갖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