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신문은 5일 복수의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장성택과 가까운 간부를 숙청 대상자 목록에 올리도록 군에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소위 '살생부' 리스트를 만든 것이다. 당시 최 비서는 북한 '군부의 1인자'인 인민군 총정치국장이었다.
신문에 따르면 최 비서는 살생부 리스트와 숙청 이유를 김정은에게 제출했다. 명단에 오른 이들 중에는 장성택과 관계가 깊지 않은 인물까지도 포함돼 있었다. 그 후 살생부 리스트에 따라 실제 숙청 작업이 이뤄졌다. 신문은 이 작업을 장성택 처형 후 김정은 체제를 안정화시키기 위한 공포정치의 일환으로 평가했다.
빨치산 1세대인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인 최 비서는 올해 초 김정은 바로 옆에 앉을 정도로 명실상부한 북한 2인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올해 4월 군 총정치국장에서 해임됐고, 올해 9월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에서도 물러났다. 이 과정에서 최 비서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달 말 열린 군사훈련 등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보다 먼저 호명돼 '2인자' 자리에 복귀했다는 분석을 낳았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4일 "김정은이 조선인민군 제526대연합부대와 제478연합부대 사이의 쌍방 실동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하면서 최 비서를 수행자로 가장 먼저 소개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