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예나·산업부
안내판이 없었다면 자동차업체의 행사가 맞는지 헷갈렸을 것 같다. 검정 양복을 입은 남성들로 가득한 여느 행사와는 확실히 달랐다. 5일 오전 9시 서울 구로구 쉐라톤 서울 디큐브시티호텔에서는 제4회 ‘한국GM 여성 콘퍼런스’가 열렸다. 한국GM 여직원 250명과 협력사 여직원 100명이 모였다.
한국GM은 여성 인재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여성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한국GM은 동종업계에서 여직원들이 다니기 좋은 회사로 손꼽힌다. 2012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친화 인증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부터 임신한 여직원은 출입증 목걸이를 파란색에서 분홍색으로 바꿔 달고 있다. 모든 직원들의 자연스러운 배려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다. 임신부는 하루에 2시간 근무를 단축하거나 수유실에서 휴식할 수 있다. 내년 초에는 인천 부평 본사 근처에 7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육아시설도 만든다.
호샤 사장은 자신의 정책이 여성을 위한 ‘특별대우’가 아니라 ‘함께 일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여성이 다른 업체보다 많기 때문에 한국GM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과 판매에서 필요한 감성, 품질 검증을 할 때의 꼼꼼함 등이 그것이다. 호샤 사장은 “GM의 메리 배라 사장은 자동차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CEO)인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여성 리더십이 더 부상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차가운 강철로 된 제품과 이공계적 특성 때문에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동차 분야. 한국GM의 여성 인재들이 따뜻한 감성으로 더욱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최예나기자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