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나바로-넥센 소사(오른쪽). 스포츠동아DB
같은 도미니카 출신…2점포 포함 2안타 비수
승부의 세계는 냉혹했고 천적은 큰 경기에서 더 무시무시했다.
삼성 외국인타자 야마이코 나바로(27)와 넥센 외국인투수 헨리 소사(29)는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절친한 동료다. 서로 머리를 깎아주고 수염도 다듬어 줄 정도 ‘깊은’ 사이다. 4일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대구구장 원정 덕아웃 쪽 화장실에서 소사는 나바로의 머리도 다듬고 수염도 정리해줬다. 그러고도 모자라 한참을 서로 신나게 떠들고 헤어졌다. 2차전이 열린 5일에도 잠시 만나 익살스럽게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마운드의 소사와 타석의 나바로는 냉혹한 승부를 펼쳤다. 나바로의 어머니가 소사에게도 나눠주라며 도미니카에서 전통음식과 향신료를 잔뜩 보내줄 정도로 가까운 사이. 그러나 그라운드 위에서 나바로는 소사의 무시무시한 천적이다. 올 시즌 나바로는 소사를 상대로 10타수 5안타(타율 0.500) 1홈런 5타점으로 삼성 타자들 중 가장 강했다.
넥센은 삼성 선발 윤성환(33)의 천적 박병호(28)가 자존심을 지키는 홈런을 날렸다. 박병호는 올 시즌 윤성환에게 6타수 5안타(타율 0.833)에 2홈런을 기록했다. 3회까지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던 윤성환은 4회 박병호에게 리그 최고의 커브로 인정받는 자신의 주무기를 던졌다. 그러나 박병호는 떨어지는 궤적을 정확히 때리며 중월 솔로홈런을 날렸다. 천적은 괜히 천적이 아니었다.
대구|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