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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선수들에게 알렸다? 최하진 대표의 구차한 변명

입력 | 2014-11-06 06:40:00

최하진 대표이사.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는 롯데 자이언츠 최하진 대표이사(사진)에게 총 3차례에 걸쳐 인터뷰 요청을 해 ‘롯데사태’에 대한 입장을 들으려 했다. 그러나 최 사장은 응하지 않았다. ‘CCTV 사찰, 선수들의 집단행동’ 등 일련의 사태가 롯데구단을 휩쓸고 있을 때 최 사장은 명확한 입장표명도 하지 않았다. 구단 뒤에 숨어있는 듯 했다.

심상정 의원이 ‘최사장의 CCTV 사찰 물증’을 내놓은 시점에 최 사장은 한 언론에 ‘CCTV 사태’에 대해 ‘격정토로’를 했는데 핵심을 요약하면 이렇다. ‘CCTV 감시를 지시한 것은 내가 맞다. 그런데 프런트 직원과 감독, 코치들에게 CCTV 감시를 선수들에게 알리라고 했다. 그런데 알리지 않았다.’

최 사장에게 이런 지시를 들었던 롯데야구단 직원은 이에 대해 “어떤 미친 X이 그런 일을 한다고 선수들에게 알리나?”고 대답했다. 한 롯데 선수는 “뭔가 이상하다는 낌새는 가졌으나 그런 일을 한다는 것을 처음 안 시점은 5월이었다. 만약 구단이 ‘CCTV로 감시를 할 테니 동의해 달라’고 했다면 당연히 동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선수 역시 “어느 구단직원이 그런 동의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선수들에게 통지하겠나?”라고 반문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법상 사생활 정보를 열람할 합법적 권리를 얻으려면 당사자의 서면 동의를 받아야 한다. 롯데 야구단은 서면 동의는커녕 선수들에게 사전 통지조차 안 했으니 명백한 불법을 저지른 셈이다.

그런데 정작 롯데야구단의 수장인 최 대표이사는 선수들에게 CCTV 감시를 미리, 제대로 알리지 않은 사람들을 탓하는 인터뷰를 했다. CCTV 사찰의 지시자가 자신이고, 자신이 대표이사인 롯데 자이언츠 법인이 범법행위를 했다는 사실에 대한 반성은 찾기 힘들다.

더욱 놀라운 대목은 ‘선수들에게 사전 통지만 하면 CCTV 사찰을 해도 큰 문제가 아니지 않느냐’는 밑바닥에 깔린 인식이다. 최 사장의 머리 속엔 롯데 자이언츠 내규가 선수 인권보다 우선이라는 생각이 똬리를 틀고 있는 듯하다. ‘롯데 자이언츠 대표이사로서 직원들, 코치들에게 어쩌다 이런 못할 짓을 시켰나’라는 자기성찰은 어디로 간 것일까.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트위터 @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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