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키운 ‘반기문 공식해명’]반기문총장과 가까운 사람들은
그러나 반 총장의 성명이 대선 불출마를 딱 부러지게 못 박지 않았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대선후보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측근’을 둘러싼 정치권의 관심은 증폭되는 분위기다.
○ 권노갑이 접촉한 측근은 누구?
새정치연합 박지원 의원은 4일 한 방송 인터뷰에서 “반 총장 측근 중 한 명으로부터 ‘함께 식사하자’는 제의를 받았지만 거절했다”며 “그분은 정치도 했고 현재는 기업도 (운영)하고 있다. 반 총장의 동생이 그분 회사의 주요 간부로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이 접촉한 인물은 임도수 보성파워텍 회장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 총장의 동생인 반기호 씨가 보성파워텍의 부회장으로 근무하고 있고, 임 회장이 과거 자유민주연합(자민련) 등에서 활동했다는 점에서다. 임 회장은 충남 출신이다. 하지만 ‘충청’이란 출신 지역을 제외하고는 반 총장과 임 회장이 어떤 관계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권 고문 측 관계자는 “권 고문이 말한 ‘측근’은 임 회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권 고문이 접촉한 반 총장의 측근을 두고 새정치연합 한 당직자는 “외교관 출신으로 현재는 목사인 장기호 전 주이라크 대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장 전 대사는 외교관을 퇴임한 뒤 목사가 됐다. 그러나 장 전 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권 고문과 연락한 일이 없을뿐더러 최근에는 반 총장과도 연락한 일이 없다”고 일축했다.
○ 외교가 “측근은 김원수 김숙 박준우”
김 특보는 반 총장이 2006년 유엔 사무총장에 출마할 때부터 2기 체제를 맞은 지금까지 보좌해왔다. 김 전 대사는 외교관 경력 대부분을 반 총장과 함께했고, 박 전 수석은 외교부에서 반 총장을 오랫동안 보좌했다. 박 전 수석은 통화에서 “측근이 누구라고 밝히지도 않고 얘기하는 것은 의도가 있다고 본다”며 권 고문 등의 ‘측근 접촉설’을 불쾌해했다. 박 전 수석은 “반 총장은 대선에 뜻이 없지만 만약 출마할 경우 야당으로 출마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반 총장이 워낙 친화력이 강하고, 적을 만들지 않는 성격이어서 많은 선후배가 측근을 자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반 총장의 뜻과는 무관하게 국내에는 이미 ‘반기문 대통령 만들기 모임’이 결성돼 있다는 얘기도 많다. 전직 외교부 고위 관계자는 “그런 모임이 있길래 반 총장에게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e메일을 반 총장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숭호 shcho@donga.com·배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