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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의 한방, 넥센을 잠재우다

입력 | 2014-11-06 03:00:00

삼성, KS 2차전 7-1 반격… 1승 1패
이승엽 3회 쐐기박는 투런 홈런… PS 통산 최다 14개 홈런 신기록
나바로는 이틀 연속 투런포… 선발 윤성환 7이닝 1실점 역투




빈공(貧攻). 4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4선승제) 1차전의 삼성이 그랬다. 나바로의 2점 홈런으로 영패는 면했지만 그걸 빼곤 누구도 2루조차 밟지 못했다. 정규시즌 3할이 넘는 팀 타율(0.301·1위)을 기록한 팀답지 않았다. 삼성 박석민은 “오래 쉬어 그런지 타격감이 떨어졌다. kt와 연습경기를 했다고는 하지만 (절박하지 않은) kt 투수들의 공에는 혼이 없다. 죽기 살기로 던지는 넥센 투수들의 공은 달랐다”고 말했다.

5일 같은 곳에서 열린 2차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은 하루 만에 크게 달라졌다. 맹수의 본성을 되찾은 듯 상대를 맹공(猛攻)했다. 안타 10개 가운데 홈런 2개와 2루타 4개 등 6개가 장타였다. 삼성은 넥센을 7-1로 완파하고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만들었다.

삼성의 방망이는 1회부터 터졌다. 톱타자 나바로가 2루타를 때렸고 채태인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나바로를 불러들여 깔끔하게 선취점을 뽑았다. 올 포스트시즌에서 ‘선취점=승리’ 공식을 연속 10경기로 만드는 점수였다. 2회에도 삼성 타선은 쉬지 않았다. 선두 타자 박해민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나바로가 이틀 연속 2점 홈런을 터뜨렸다. 1회 1점, 2회 2점을 뽑은 삼성은 3회 이승엽의 2점 홈런과 이지영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하며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이승엽은 이 홈런으로 우즈(13개·전 두산)를 제치고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14개) 단독 1위가 됐다. 한국시리즈 6홈런은 우즈(7개)에 이은 2위다.

넥센은 4회초 박병호가 이번 포스트시즌 첫 홈런(1점)을 터뜨렸지만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벌어진 점수 차가 너무 컸다. 전날 결승포 등 포스트시즌 3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했던 강정호는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삼성 선발 윤성환은 삼진 6개를 솎아내며 7이닝을 4안타 1실점으로 막고 2012년 2승 이후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승리를 챙겼다. 경기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차지였다. 삼성은 8회와 9회에 각각 안지만과 임창용을 등판시켜 경기를 마무리했다. 삼성 중견수 박해민은 3회 도루를 하다 왼손 약지 인대를 다쳐 남은 경기 출장이 불투명해졌다. 3차전은 하루를 쉰 뒤 7일 목동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3차전 선발로는 오재영(넥센)과 장원삼(삼성)이 등판한다.


▼양팀 감독의 말▼


▽류중일 삼성 감독=선발 윤성환이 최고 피칭을 해줬다. 경기 전 키 플레이어로 중심 타선을 꼽았는데 모두 잘해줬다. 박해민은 왼손 약지 인대 50% 정도가 손상됐다고 한다. 타격은 힘들 것 같고 대수비나 대주자 요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경과를 지켜보겠다.

▽염경엽 넥센 감독=2회에 소사한테 나바로와 어렵게 승부하라고 지시했는데 정면승부하다 홈런을 맞았다. 그게 컸다. 우리 팀 컬러상 타자들이 변화구 투수에게 약할 수밖에 없는 약점이 있다. 1승 1패니까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목동 경기를 잘 치르겠다.



대구=이승건 why@donga.com·황규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