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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때리기 선봉’ 매코널 수훈갑… 힐러리는 체면 구겨

입력 | 2014-11-06 03:00:00

[美 중간선거]뜨고 진 인물들
“오바마, 선거결과 보면 바뀔까요?”… 매코널, 당선 축하연서도 돌직구
상원 접전지역 유세지원 힐러리, 대거 패배… 대선일정 차질 전망




“워싱턴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로 되돌아왔다.”

CNN의 간판 앵커인 울프 블리처는 4일 중간선거에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72·켄터키)가 56.2%를 얻어 40.0%를 얻은 민주당 앨리슨 그라임스 후보를 꺾고 6선에 성공하자 이렇게 소개했다.

공화당 압승으로 끝난 이번 선거에서 매코널 의원은 최고 수훈갑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매코널 의원은 당초 자기 지역구인 켄터키에서도 힘겨운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지만 선거 기간 내내 “나를 따르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 공격의 최일선에 섰다.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는 오바마 대통령을 집중 공격하자는 그의 전략은 적중했다.

대표적인 ‘밀실정치의 대가’로 통하는 이 노(老)정객은 이날 열린 당선 축하연에서도 거듭 오바마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이런 선거 결과를 보고도 태도가 바뀔지 의심스럽다. 앞으로 미국이 쓸데없는 일에 돈을 낭비하지 않도록 제 위치로 돌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도 “민주당과 계속 갈등하는 일만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타협의 여지도 남겨뒀다. 미 유력 언론들은 그가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직을 계속 맡아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핵심 정책들을 견제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원의 ‘슈퍼 A’급 상임위원장을 맡게 될 공화당 중진들도 각광을 받고 있다. 우선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이 거론된다. 2008년 공화당 대선 후보로 오바마 대통령과 격돌했던 그는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이슬람국가(IS)’ 격퇴 전략 등 외교안보 이슈를 놓고 정부를 날카롭게 비판해 온 만큼 그가 이끄는 군사위는 한동안 ‘오바마 군사정책의 무덤’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상원 외교위원장이 확실시되는 공화당 밥 코커 의원(테네시)도 매케인 의원과 같은 강경 매파로 분류된다. 코커 의원이 올해 8월 IS 격퇴 전략과 관련해 “시리아 반군을 조기에 무장시켰으면 이라크 상황이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이라고 주장하자 오바마 대통령은 ‘헛소리(horseshit)’라는 비속어까지 써가며 반박하기도 했다.

경제 정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상원 금융위원장에는 경제통인 오린 해치 의원(유타)이 유력하다. 예산 지출을 심의하는 상원 세출위원장에는 새드 코크런 의원(미시시피)이 거론된다. 매코널 의원과 함께 공화당 원내 전략을 이끄는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계속 의장직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주요 민주당 상원 후보 지원 유세를 도맡았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선거 패배로 체면을 구기게 됐다. 클린턴 전 장관이 도왔던 그라임스 후보는 켄터키에서 매코널 의원에게 완패했고 최대 격전지였던 노스캐롤라이나의 민주당 케이 헤이건 후보도 낙선했다. 뉴햄프셔의 진 섀힌 후보가 승리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 결과로 2016년 대선 민주당 유력 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의 출마 결정 시기가 좀 더 늦춰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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