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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상승률 2년 연속 1%대 사상 처음… 디플레 우려 확산

입력 | 2014-11-07 03:00:00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대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연속 1%대에 그친 것은 물가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물가 상승률이 장기간 한국은행의 물가 목표 하한선(2.5%)을 밑돌면서 ‘디플레이션(저물가 속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1.2%로 2012년 11월부터 올 10월까지 24개월 연속 1%대에 머물렀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6월 1.7%로 다소 상승했다가 이후 꾸준히 하락해 9월에는 1.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기획재정부는 11월과 12월에도 경기회복 지연과 원유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원화 강세 등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초반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3%에 이어 2년 연속 1%대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년 연속 1%대에 그치는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1965년 이후 처음이다. 외환위기 이후 극심한 경기침체가 나타나 1999년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8%까지 떨어졌지만 이듬해인 2000년에는 2.3%로 반등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디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디플레이션 상황은 아니어도 전례 없는 저물가가 장기화되고 있는 만큼 ‘잃어버린 20년’을 보낸 일본처럼 심각한 저물가, 저성장의 장기 경기침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지난해 9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0%로 일본(1.1%)보다 낮아진 뒤 줄곧 일본보다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소비세 인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진 탓에 올해 9월에는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1%로 일본(3.2%)에 비해 2.1%포인트나 낮았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현 상황은 물가상승이 둔화되는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으로 봐야 하지만 이런 상황이 오래가면 디플레이션으로 갈 수 있으므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