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체포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사망)의 장녀 섬나 씨(48)의 범죄인 인도 재판 선고가 다음 달 17일로 연기됐다. 섬나 씨는 ‘악인의 변호사’로 유명한 파트리크 메종뇌브 씨 대신 다른 거물급 변호사를 선임한 사실이 확인됐다.
프랑스 파리 항소법원 재판부는 5일 열린 공판에서 한국 정부에 강제노역 개념을 설명하고 유 씨의 범죄 혐의사실 추가 증거 및 예상 형량을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10일까지 자료가 도착하면 이를 검토한 뒤 같은 달 17일 공판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날 섬나 씨 재판에는 먼저 선임된 메종뇌브 변호사 대신 에르베 테밈 변호사가 변론을 맡았다. 테밈 변호사는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한 혐의로 재판을 받은 화장품업체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 사건, 프랑스 고위층의 무기 판매 사건인 ‘앙골라 게이트’ 등을 맡은 거물급 변호사다.
한편 이날 법정에는 유 전 회장이 설립한 프랑스 법인인 ‘아해프레스 프랑스’ 관계자뿐 아니라 유 씨의 남편과 아들로 추정되는 한국 남성 2명이 나란히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