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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제주 카지노 대수술 착수

입력 | 2014-11-07 03:00:00

道, 사업계획 2달만에 조례 입법예고




제주지역 카지노업체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게임을 즐기고 있다. 제주도는 그동안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로 지적받은 카지노 산업에 대해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카지노 산업이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 제주도는 카지노 산업 관련 조례를 입법예고했다고 6일 밝혔다. 8월 말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장의 수익을 지역에 환원하는 방안과 국제적 수준의 감독기구 설치 등을 담은 제주형 카지노 정책 모델을 개발한다고 밝힌 지 불과 2개월여 만이다.

제주도는 제주지역 8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사업장이 영세하고 전문 고객모집인(일명 에이전트)에게 수수료가 과다 지출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카지노 측은 에이전트에게 고객 유치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있으며, 이 수수료의 70∼80%는 역외로 유출되면서 매출액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 등을 해결하기 위해 관련 조례안을 마련한 것이다.

○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카지노 산업

제주지역 카지노는 1975년 처음 등장한 이후 1990년 4곳, 1991년 1곳 등이 새롭게 허가되면서 모두 8곳이 됐다. 당시로서는 ‘황금 알을 낳는 거위’에 비유되기도 했으며 정치권력 유착, 비자금 조성 등의 문제를 낳기도 했다. 그동안 관리감독의 사각지대가 되면서 각종 범죄와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제주시 A카지노 대표 이모 씨(54) 등 5명은 2012년 6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환치기와 매출 조작 등의 수법으로 20억 원 상당을 횡령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구속됐으며, 서귀포시 C 카지노 관계자는 8월 거액을 딴 중국 관광객을 사기도박 혐의로 고소했다가 수사 과정에서 카지노 측이 해당 직원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무고와 사기죄로 입건됐다. 2012년 12월 서귀포시의 한 카지노 영업권을 둘러싸고 분쟁이 벌어지면서 집단폭력 및 영업방해가 발생해 한 달 동안 110명이 연행되는 등 끊임없이 문제가 발생했다.

이들 카지노에서 에이전트가 지난해 막대한 돈을 수수료 명목으로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강창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제주 갑)은 지난달 제주도 국정감사에서 “지난해 8개 외국인 카지노 업체 에이전트들이 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돈은 전체 업체의 총매출액에 육박하는 1917억 원이지만 세금은 한 푼도 내지 않았다”며 대책을 요구했다. 지난해 제주지역 카지노 업체의 총매출액은 2169억 원으로 카지노 업체에서 제주관광진흥기금으로 납부할 금액은 173억 원이다.

○ 제주형 카지노 관리 모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7월 취임 이후 카지노 산업 실태를 보고받고 한숨을 쉴 수밖에 없었다. 얼마 되지 않은 세금만 받을 뿐 관리감독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원 지사는 선진국형 카지노 산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제도 정비를 위해 ‘칼’을 빼들었다.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 조례는 기존 제주관광진흥조례에 규정돼 있는 카지노 관련 조항을 발췌하고, 카지노 감독위원회 설치, 종사원 및 전문모집인에 대한 관리사항 등을 추가했다. 카지노감독위원회에 카지노 종합계획 수립 등 카지노업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감독 기능을 부여했다. 카지노업 허가 유효기간(3년)을 부여하고 양도 양수에 사전인가제를 도입했으며 영업장 면적을 1만5000m² 이하로 규정했다.

제주도 오승익 문화관광스포츠국장은 “카지노 업체들이 매출 누락과 탈세, 고객과의 분쟁 등으로 관광 이미지를 훼손했다. 비정상적인 관행을 방치할 수 없어서 이번에 제도를 정비하기로 했다.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올해 조례를 제정, 공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