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2.5km 구간에 16억 투입 나무 7만9000여 그루로 꾸며 청주시 녹색공간 조성사업 큰 호응
충북 청주의 주요 통행로였다가 산성터널이 개통된 뒤 인적이 끊겼던 옛 산성도로가 생태학습과 휴식 기능을 갖춘 명품 숲길로 재탄생했다. 6일 개통식 후 참석자들이 함께 걷는 모습. 청주시 제공
8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 상당산성 옛길. 초등학교 친구들과 단풍을 보며 경사진 길을 올라가던 이정규 씨(43·청주시 흥덕구 사직동)는 “산성터널 개통 후 이 도로를 차량으로 이용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걷기 좋은 길로 변한 뒤 올라와 보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좋은 걷기 길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7월 1일 출범한 통합 청주시가 청주시민들을 위해 도심 곳곳에 녹색쉼터를 만들고 있다. 시는 올해 국비 29억 원 등 90억 원을 들여 사직2공원, 상당산성 옛길, 명품 가로수길 등 다양한 녹색 공간 조성 사업을 추진해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청주의 주요 통행로 가운데 한 곳이었던 옛 산성도로가 6일 명품 숲길로 탈바꿈했다. 청주시는 4월부터 국비 6억 원 등 16억 원을 들여 명암약수터∼상당산성 고개까지 2.5km 구간의 기존 도로를 걷어내고 생태 학습과 휴식 기능을 갖춘 옛길을 만들었다. 이 사업은 산림청의 ‘녹색나눔 숲 공모사업’에 선정돼 진행됐다.
이 길은 소나무 등 60여 종 7만9000여 그루의 나무와 화초로 꾸며졌으며 마음의 치유를 위한 ‘힐링길’, 자연과 더불어 사는 ‘회생길’, 지역성 회복을 위한 ‘흔적길’ 등 3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길의 관문인 힐링길에는 상당산성을 상징하는 입구를 시작으로 다양한 석재 조형물과 나눔 쉼터 등이 들어섰고 회생길에는 돌과 꽃, 나무로 계절감을 나타낸 암석원, 생물종 다양성 회복을 위한 습식생물원, 샘터, 만남쉼터 등이 들어섰다. 또 흔적길에는 자작나무 쉼터, 명암정, 전망대, 화목생태원 등이 만들어졌다.
상당산성과 옛 청원군 낭성면, 괴산군을 오가는 주요 통로였던 상당산성도로는 원래 지방도 512호선이었다. 하지만 2009년 11월 인근에 산성터널이 개통되면서 지방도 구간에서 제외됐고 교통량도 점차 줄어들어 올해 초부터는 시내버스 운행도 중단됐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상당산성 옛길은 청주를 대표하는 관광지인 상당산성과 명암 유원지를 연결하는 명품 산책길이다. 많은 시민이 즐길 수 있는 생태학습장 겸 휴식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토지 보상 등 어려움 딛고 흉물서 재탄생
상당구 금천동 현대아파트 인근에 조성된 ‘쇠내울 소공원’도 낡은 무허가 주택과 빈집 등이 방치돼 청소년 탈선과 쓰레기 무단투기 장소로 골머리를 앓던 곳. 청주시는 10여 년 전부터 공원 조성을 추진했지만 주택 소유자의 보상 거부와 예산 미확보 등 많은 우여곡절을 겪다가 지난해부터 26억 원의 예산을 확보해 올해 초 완공했다. 이곳에는 조경수 등 1만1000여 그루의 나무를 심고 퍼걸러, 체육시설, 산책로 등 편의시설을 마련해 금천동 주민들의 녹색 쉼터로 사랑받고 있다. 올 8월에는 비하동 대주피오레아파트 인근에 조경인 12명이 뜻을 모아 만든 ‘조경인 기증공원’이 들어섰다. 이 공원은 지역 조경인들이 통합 시 출범을 축하하고 민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함께 만들고 가꾸는 공원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조성했다.
이 밖에 청주시는 도심 내 부족한 녹지공간을 늘리고 에너지 절감 효과도 거둘 수 있는 옥상녹화 사업과 근린공원 정비, 오창과학산업단지 도시 숲, 무심천 소나무 쉼터 조성 등의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이 같은 사업의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 산림청이 주관하는 ‘2014년 녹색도시 우수사례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이승훈 시장은 “앞으로도 도심 내 자투리 공간을 활용한 녹화 사업과 지역 간 균형 있는 맞춤형 공원 조성 등 부족한 녹지 공간 확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