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FTA 타결]국내 산업 업종별 기상도
○ 석유화학과 항공해운 업계는 환영
석유화학업계는 일단 대중(對中)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해외 매출에서 중국 비중은 약 60%로 이번 협상 타결로 가격경쟁력이 커지고 중국 업체들이 아직 기술 확보를 하지 못한 고부가가치 제품 수출 비중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전기전자·자동차는 큰 영향 없을 듯
중국 시장 비중이 큰 대표 업종 중 하나인 전기전자 분야는 한중 FTA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중국에서 판매 중인 TV,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 등을 모두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관세 적용을 받지 않는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카메라 모듈 같은 핵심 전자 부품을 생산하는 삼성전기,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도 역시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어 FTA로 인한 영향이 거의 없다.
한국 전자업체들은 중국 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출에 대해서도 크게 우려하고 있지 않다.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에서 격차가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신장비 시장은 중국발(發)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국(自國) 기업을 철저히 보호하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해외 통신장비 업체에 개방적인 편”이라며 “이번 한중 FTA로 화웨이나 ZTE 같은 중국 장비기업들의 한국 진출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반면 자동차 부품분야는 이번 협상 타결로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은 자동차 부품에 6∼10%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 이 관세가 사라지면 한국 기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 중소기업은 기대 반, 우려 반
철강업계는 이번 한중 FTA 타결로 중국에 수출하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관세가 낮아지거나 철폐되면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비교적 긍정적으로 상황을 보고 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팔리는 중국 제품은 원래부터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판매해왔기 때문에 조금 더 싸진다고 해서 소비층이 흔들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소기업의 경우 한중 FTA 영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기업 500곳을 대상으로 업종별 영향을 조사한 결과 고무·플라스틱 제품, 화학물질·화학제품, 목재·나무 제품 등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우세했다. 반면 금속가공 제품, 1차 금속 등 부품 소재 업종들에서는 중국산 저가 제품에 국내 시장을 빼앗길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 증시는 기대감에 상승
한중 FTA 체결은 국내 주식시장에도 호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대중 수출이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상황에서 대형 수출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코스피는 한중 FTA 체결 소식에 전날보다 18.36포인트(0.95%) 오른 1,958.23으로 장을 마쳤다.
이세형 turtle@donga.com·정세진·김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