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때 쓰던 곳이라 익숙… 라커룸 사용도 1루보다 편해
복도의 넥센 짐 한국시리즈 5차전이 열린 10일 서울 잠실구장 1루 쪽 더그아웃 앞 복도에 넥센 선수들의 짐이 놓여 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넥센의 한국시리즈 5차전은 삼성의 홈경기였다. 홈 팀은 통상 1루 측 더그아웃을 사용하지만 류중일 삼성 감독은 3루 측에 자리를 잡았다. 정규시즌 우승팀은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한국시리즈 5∼7차전에서 어느 쪽 더그아웃을 쓸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삼성은 3루 쪽을 택했다.
류 감독의 말처럼 삼성은 3루 쪽 더그아웃이 익숙하다. 정규시즌에서 잠실 원정을 올 때마다 썼던 곳이기 때문이다. 대구구장의 홈팀 더그아웃과 라커룸이 3루 쪽에 있는 것도 이유다. 잠실을 포함해 대부분의 야구장은 홈팀이 1루 쪽을 쓰지만 대구구장(삼성)과 목동구장(넥센)은 3루 쪽을 홈팀이 쓴다.
삼성은 이 원정 팀 라커룸을 쓰면 되지만 1루 측에는 원정 팀을 위한 라커룸이 없다. 결국 넥센은 1루 더그아웃 뒤편 선수들을 위한 휴식공간에 임시 라커룸을 마련할 수밖에 없었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두산에 한국시리즈를 위해 라커룸을 비워달라고 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간이의자 몇 개로 꾸민 임시 라커룸은 비좁았다. 1루 쪽 더그아웃 앞 복도에는 넥센 선수들의 짐이 가득했다.
두 팀 선수들이 저녁식사를 하는 모습도 달랐다. 삼성은 원정 라커룸 내에 뷔페를 차려놓고 식사를 했다. 넥센은 잠실구장 구내식당 한쪽 구석에 뷔페를 차렸다. 염경엽 감독을 포함한 넥센 선수단은 기자 등 외부인들과 같은 공간에서 식사를 해야 했다. 선수단 좌석을 별도로 구분해 놓긴 했지만 삼성처럼 편할 수는 없었다. 라커룸의 ‘편안함’ 덕분이었을까. 잠실 승부의 이날 첫 승리는 삼성 몫이었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