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 옆 식도락 ②] 가나아트센터 리오넬 에스테브 展 빌레스토랑 돼지갈비 수비드
빌레스토랑의 돼지갈비 수비드 스테이크.
8일 밤 서울 종로구 평창30길 가나아트센터 1층 빌레스토랑. 메인 요리로 돼지갈비 수비드 스테이크가 나왔다. 마주 앉은 김현구 셰프(42)는 “고기를 마리네이드(향미액)에 하루 동안 담가뒀다가 그 다음 날 물에 익혀 다시 하루 뒤 팬에 지져 내놓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눈치를 살피며 조리법에 대한 비판적 견해에 대해 의견을 물었다.
“아 뭐, 사실 저도 별로 좋아하진 않아요. 하지만 손님들이 찾으니까.”
평창동은 마음먹고 발걸음하기 쉽지 않은 동네다. 프랑스 건축가 장미셸 빌모트가 설계해 1998년 완공된 가나아트센터는 한적한 거리 모습을 그대로 끌어들였다. 넉넉한 공간에 앉힌 동선(動線)이 안이한 듯 거리낌 없이 효율적이다.
리오넬 에스테브가 2013년 제작한 설치물(부분). 가나아트센터 제공
평창동은 부촌(富村)이다. 빌레스토랑은 그 한복판에서 ‘동네 밥집’을 추구한다. 김 셰프는 “푸아그라(거위 간) 같은 고급 재료는 쓰지 않는다”고 했다. 노량진에서 그날그날 골라 온 해물의 최대치를 뽑아내 미각에 전하는 데 집중한다. 정장 입고 폼 잡기는 모양새가 민망하다. 하지만 묘한 여유의 위로를 안긴다. 한발 다가가 입에 넣어 씹기 전에는 예상 못할 위로다. 02-395-2783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