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MBC
단골 ‘막장’ 에피소드 다 꺼냈지만
전작 비해 시청률 저조 ‘전전긍긍’
임성한 작가에게 남은 카드가 있을까.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사진)의 임성한 작가는 총 120회 중 6일 방송한 20회까지 그동안의 작품에서 고집해온 단골 에피소드를 모두 등장시켰다. 보여줄 건 다 보여준 임성한 작가가 남은 100회 동안 어떤 새로운 ‘막장’ 에피소드를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높아진다.
음식에 대한 ‘집착’은 그동안의 드라마보다 ‘업그레이드’됐다. 11회에 나온 ‘계란프라이를 만들 때 들기름을 넣어라’는 팁 수준에 그치지만, 20회에서는 배추에 대해 심도 있게 접근했다. ‘맛있는 김치가 되기 위해서 배추는 땅에서 뽑히고, 반으로 갈라지고, 소금에 절여지고, 고춧가루와 젓갈에 버무려지고, 장독에 가둬지는 등 5번 죽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시련은 늙었을 때보다 젊을 때 겪는 게 차라리 낫다’를 말해주기 위한 비유였다.
‘오로라공주’의 “암세포도 생명”이라는 대사에 결코 뒤지지 않는 ‘명대사’도 탄생했다. 교통사고로 남편을 잃은 아내가 기억상실증에 걸렸음을 확인해주고자 임 작가는 여자 출연자에게 “형탁씨”라는 대사를 줬다. ‘형탁’은 극중 남편인 백영준을 연기하는 심형탁의 실제 이름이다.
임 작가는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다 꺼냈지만, 그가 원하는 만큼의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다. 전작에 비해 시청률도 저조하고, 시청자의 지적만 날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궁지에 몰린 임 작가가 어떤 기상천외한 시도로 난관을 뛰어넘을지 관심이 쏠린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트위터@bsm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