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수중수색 종료]선체 인양한다면 어떻게
일각에선 천문학적인 비용과 인양의 위험성 등을 감안하면 세월호를 인양할 필요가 있느냐는 의견도 나온다. 하지만 인양을 포기하면 실종자 및 희생자 가족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정부로서는 인양을 포기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1일 해양수산부 및 민간 전문가들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에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과 1000억∼2000억 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 인양 방식 3가지…장단점 뚜렷해 선택 어려워
인양 방식은 크게 3가지가 거론된다. 먼저 천안함 때처럼 선체 전체를 그대로 크레인으로 들어올리는 방식이다. 크레인선 4척을 세월호 양쪽에 배치한 뒤 선수와 배 중심부, 기관실, 선미에 15cm 지름의 쇠줄(체인)을 하나씩 건다. 이후 쇠줄로 선체를 통으로 감싸고 공기주머니(리프트 백)를 설치해 부력을 높인다. 수면 위로 전체 선박을 끌어당기며 배수 작업을 병행하면 된다. 하지만 선체 무게(6825t)에 2000t의 화물과 자동차, 진흙, 각종 집기, 바닷물 등을 포함해 최대 1만 t에 육박하는 중량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이 방식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선박 건조용 구조물인 ‘플로팅독(Floating Dock)’을 활용한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2012년 좌초한 11만 t급 초호화 유람선 이탈리아 ‘콩코르디아호’ 인양에 쓰인 방식이다. 먼저 해상 크레인을 이용해 세월호 선체를 살짝 들어 올린다. 이후 플로팅독을 해저로 내려보낸 다음 세월호 밑바닥에 플로팅독을 끼워 떠올리는 방식으로 인양한다. 조선소에서 건조된 배를 바다로 옮길 때 사용되는 대형 구조물인 플로팅독은 길이 335m, 폭 70m의 눕혀진 ‘ㄷ’자 형태로 바닷속 24m까지 가라앉을 수 있다. 플로팅독 속에 물을 채우면 가라앉고 물을 빼면 떠오른다.
마지막으로 선체를 2, 3개로 절단한 뒤 크레인으로 인양하는 방법도 있다. 세월호와 비슷한 규모로 2009년 침몰한 일본 여객선 아리아케호(7910t)를 인양할 때 4등분해 인양 작업을 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실종자 시신이 유실되거나 훼손될 가능성이 크고 선체에 남은 기름이 새어나와 인근 해역을 오염시킬 가능성이 크다.
○ 사고 해역 빠른 물살과 깊은 수심이 난제
세부적인 결정 사항도 적지 않다. 왼쪽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 우현이 해수면을 바라보고 있는 선체를 그대로 들어올릴지 아니면 똑바로 세워 들어올릴지부터 결정해야 한다. 차주환 부산대 해양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선체를 세우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고, 뒤집힌 채 들어올리면 강도가 약한 선실이 파손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색을 중단한 11일 전남 진도체육관의 실종자 가족들은 철수하는 잠수사들에게 인양의 어려움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 혹시 정부가 인양을 포기할지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한 잠수사는 “세월호 선수 5층 외판에 균열이 생겼고 선미 3∼5층 용접 부위도 계속 찢어지고 있다”며 “인양하려면 땅으로 구멍을 뚫어 체인과 와이어를 통과시키는 작업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종자 9명 명단
▽단원고 학생=남현철(17) 박영인(16) 조은화(17·여) 허다윤(17·여) ▽단원고 교사=고창석(40) 양승진(57) ▽일반인 승객=이영숙(51·여) 권재근(52) 권혁규(6·권재근 씨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