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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리포트]‘페이고’ 도입해 복지 포퓰리즘 막아야

입력 | 2014-11-12 03:00:00

[미로에 갇힌 무상복지]<下>
공약 입법때 재원조달방안 의무화… 재정건전성 높이고 갈등 차단 효과




복지정책을 둘러싼 재정난 논란으로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페이고(Pay Go)’ 제도의 확대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 정부의 복지확대 공약과 확장적 재정정책 기조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페이고 제도는 지출이 따르는 새로운 입법을 하고자 할 때 이에 상응하는 세입 증가나 법정지출 감소 등 재원조달 방안을 동시에 입법화하도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전문가들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페이고 제도와 같은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한국재정학회장)는 “페이고 제도가 도입되면 인기영합적 정책이나 공약이 확연히 줄어들 것”이라며 “이번과 같이 복지재원을 둘러싼 갈등이 반복되는 걸 막고 재정건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페이고 제도가 일부 시행되고 있으나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2010년 5월 17일부터 정부입법에서는 시행되고 있었지만 의원입법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됐다. 또한 재정확보 방안은 제외하고 비용추계서만 첨부토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도 올해 2월 통과됐으나 준(準)페이고법에 그친다는 평가다. 입법 시 재원조달 방안을 첨부하고 국가 재정 총량 차원에서 예산을 조정하는 등 실질적인 내용이 담긴 페이고법은 현재 국회 운영위에 계류 중이다.

페이고 제도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일부 국회의원은 페이고법이 의원들의 입법권을 침해할 여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또한 재원조달 방안을 먼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법안 준비를 위한 시간과 비용도 커져 다양한 정책 도입을 저해한다는 주장이다.

국가지출을 일정 수준에서 억제해 국가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막는 재정준칙의 법제화를 근본적인 대안으로 꼽기도 한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외국과 달리 재정권이 없는 우리 국회에 페이고 제도를 도입하는 건 맞지 않다”며 “재정준칙을 법제화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인 대안이다”라고 말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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