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민준아. 송이 누나 생일 파티 준비 좀 도와주지 않을래?
민준: 응∼! 근데 나도 누나 생일 파티 때 고깔모자 쓰고 싶어.
엄마: 이를 어쩌지? 고깔모자가 하나밖에 없는데. 그럼 고깔모자랑 비슷한 모양에는 무엇이 있는지 민준이가 얘기해 볼래? 그럼 엄마가 고깔모자 사줄게.
민준: 누나는 말하지 마, 내가 할 거야. 음···.
송이: 아하, 또 찾았다. 삼각김밥!
민준: 아니거든, 김밥은 둥글고 길쭉하게 생겼잖아.
송이: 아냐, 삼각김밥도 고깔모자처럼 뾰족하게 생겼어.
일상생활 속에는 여러 종류의 많은 도형이 있습니다. 이러한 생활 속 도형들을 인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각 도형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사실 유아기 때는 도형을 개념적으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삼각형은 세 개의 선분으로 둘러싸인 평면도형이야”라고 말한다면 과연 어떤 유아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을까요? 이처럼 아이들이 처음부터 도형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인식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아이들이 도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일상생활에서 접하는 여러 사물의 ‘모양’을 인식한 후, 비슷한 모양의 사물을 분류하는 학습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 생활 속 입체도형을 찾아라!
대다수 엄마는 평면도형이 입체도형보다 쉽고, 평면도형을 먼저 배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유아기의 도형 학습은 그와 반대로 입체도형에서 평면도형을 찾는 과정으로 전개되지요. 아이들이 도형을 배우려면 일상생활 속에서 먼저 모양을 찾는 활동을 해야 하는데 선풍기, 냉장고, 텔레비전, 컴퓨터, 책 등 우리가 일상생활 속에서 보는 모든 사물이 평면이 아니라 입체이기 때문입니다. 즉, 유아 때의 도형 학습이 일상생활 속 사물에서 입체도형을 찾고, 그 안에서 평면도형을 찾아내는 과정이기에 입체도형을 통해 모양 익히기를 먼저 하는 것이죠.
아이가 같은 모양을 능숙하게 분류해 낼 수 있다면 이제 [그림2]처럼 분류한 모양들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통조림 깡통은 한쪽 방향으로는 잘 굴러가지만 옆이 평평하지는 않네?” 또는 “수박은 데굴데굴 잘 구르고, 어떤 방향에서 보더라도 둥글지?” 하면서 각 모양의 특징을 아이와 함께 얘기해 보는 거죠. 특징을 이용하여 아이에게 각 모양의 이름을 지어보도록 해보세요. 수박과 구슬은 어느 방향으로든 잘 구르니 ‘데굴데굴 바퀴 모양’이라고 이름을 붙이면 어떨까요? 아이가 모양 또는 도형의 이름을 정확하게 표현할 줄 안다면 칭찬해 줄 일이지만 모른다고 해서 “이건 원이고, 저건 원기둥이야”라며 강제로 주입시키지는 마세요.
○ 숨겨진 평면도형을 찾아라!
입체도형 학습이 익숙해진 뒤에는 평면도형을 학습합니다. 통조림 깡통을 입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둥근 기둥 모양이지만 위에서 내려다보면 동그라미 모양인 것처럼 세모, 네모, 동그라미와 같은 평면도형은 입체도형을 한 관점으로 바라본 모양입니다. 입체도형 속에서 평면도형을 찾고, 이때 찾은 모양들의 특징을 직관적으로 파악하여 같은 모양끼리 분류하는 활동을 통해 평면도형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림3]처럼 모양 꾸미기를 활용하면 평면도형에 대한 이해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특히 고양이나 돼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의 가면 만들기 활동을 활용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도형의 모양과 특징을 익힐 수 있죠.
강유경 재능교육 스스로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