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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수준 개방… FTA 활용률도 낮아질라

입력 | 2014-11-12 03:00:00

[한중FTA 빗장 열린 13억 시장]개방 수준 비슷한 韓-아세안 FTA
기업들 혜택 적어 활용률 38% 그쳐… 정부, 활용 극대화할 대책 세워야




“관세가 없어지는 데 20년이 걸린다니 어느 세월에 중국시장에 진출한단 말입니까.”

경기도의 한 막걸리업체 사장 최모 씨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는 소식에도 좀처럼 웃지 않았다. 중국이 막걸리를 민감품목(보호대상)으로 분류해 20년에 걸쳐 40%의 관세율을 낮추기로 했기 때문이다. 최 씨는 “농산물 보호를 위해 다른 품목은 양보했다지만, 당장 판로 개척에 필요한 부분이 해소되지 않아 만족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한중 FTA 타결로 13억 인구의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할 길이 열렸지만 주요 부문의 보호장벽은 낮아지지 않아 활용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1일 추가 공개한 양허안에 따르면 자동변속기, 클러치 등 자동차 핵심 부품 일부가 관세 인하 대상에서 빠졌다. 또 향후 중국에서 막걸리 열풍이 불어도 시장 확대 기회를 잡기 어렵게 됐다.

개방 폭이 낮은 FTA는 기업들이 잘 활용하지 않는다. 관세청에 따르면 한국이 맺은 FTA 중 개방 수준이 가장 낮은 한-동남아국가연합(ASEAN) FTA(품목 수 기준 90% 관세 철폐)의 지난해 활용률은 수출액 기준 38.7%로 한미 FTA(76.1%)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관세 인하 혜택 대상이지만 인하 폭이 낮거나 실효성이 없는 제품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원산지 증명 등 번거로운 절차를 진행하지 않아 혜택을 포기한다는 뜻이다. 한중 FTA로 중국은 품목수 기준 91%에 해당하는 한국산 상품 관세를 20년 내에 없앤다. 전문가들은 한중 FTA 체결에 만족하지 말고 활용을 극대화할 방안을 찾아 자유무역 기조를 경제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상훈 january@donga.com / 세종=문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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