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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우리동네를 행복마을로” 주민 아이디어 봇물

입력 | 2014-11-13 03:00:00

부천시 도시재생대학 진행… 주민 60여명 주2회 토론가져
마을 안전-부가가치 높이기 등 다양한 의견심사해 시상도




부천시가 시내 전역의 뉴타운 개발지구를 해제한 뒤 생활환경 개선을 중심으로 한 도시재생사업 추진을 유도하고 있다. 지난달 1일 처음 개설된 도시재생대학에 참여한 주민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천시 제공

“폐쇄회로(CC)TV엔 사각지대가 있지만 사람들이 모이면 안전이 보장됩니다. 곳곳에 있는 사람들의 눈길이 골목길 곳곳에 미치기 때문이죠.”

경기 부천시가 3개 지역에서 추진되던 뉴타운 개발 사업을 모두 백지화한 뒤 주민 참여형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하면서 눈길을 끄는 시민 제안이 쏟아지고 있다. 부천시가 지난달 1일부터 1개월간 무료로 진행한 시민 대상의 도시재생대학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온 것.

재생대학에는 원미 원종 소사본동 등 6개 마을에 사는 주민과 공무원 등 6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교수, 현장활동가 등 도시재생 전문가에게서 기초교육을 받고 마을공동체를 모범적으로 꾸리고 있는 서울 마포구 연남동과 성북구 장수마을을 답사했다. 6팀으로 나뉘어 한 달간 매주 수 토요일에 4∼12시간 열띤 토론을 이어가면서 각 마을 실정에 맞는 재생모델을 만들었다.

전문가 평가 결과 6개 마을 대표팀이 제출한 재생모델 중 원종1동팀의 ‘잠재 자원을 살린 먼마루길’이 대상을 차지했다. 최근 원종1동 재개발사업이 수포로 돌아가자 상당수 주민이 빌라지대 주민들을 중심으로 “떠나지 않는 행복한 마을을 만들어보자”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마을신문 기자 출신인 원종마을팀 소속 권유경 씨(35·여)는 동네의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자산부터 조사했다. 우리말로 ‘먼마루’로 불리는 이 마을 끝자락의 도당우물(시 지정 유형문화재)에서는 매년 고사를 지내고 있다. 벚꽃이 만발하는 거리에서는 벚꽃축제가 2년째 열리고 있고 굴곡진 골목길을 지나면 선사유적지가 펼쳐진다. 권 씨는 안전을 위협하는 골목길 개선과 동네 역사문화 자산을 활용한 도시재생 안을 탄생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는 “골목 안전을 위해 중간지점의 경로당 앞 화단 주변에 정자를 설치해 음침했던 골목길을 살리고, 우물제와 벚꽃축제를 동네 명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사본동팀은 매년 음력 10월에 진행하는 대동산신제를 성주산 체육공원과 연계해 마을공동체를 복원할 수 있는 재생사업을 제안했다. 복숭아꽃을 이용해 효소 건강식품으로 복용하고 있는 동네 비법으로 지역특산품을 만들어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부천시는 도시재생대학을 계속하기로 했고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도시재생사업에 나설 수 있도록 지원책을 펼치기로 했다. 우선 뉴타운에서 해제된 3개 지역 내 주거지역의 용적률을 높여주고 생활편의 및 기반시설을 최대한 보강해줄 예정이다.

또 각 지역에 적합한 도시재생 종합계획을 2016년까지 완료하고 36개 동별로 재생사업에 활력을 주는 ‘부천형 문화의 집’을 확대할 방침이다. 1곳당 100m²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 만화북카페, 장난감 대여소, 소규모 공연장, 독서토론방 등 자치문화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공동체를 살리고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시민 주도의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는 올해 7, 8월 원미(98만7539m²), 소사(243만4728m²), 고강(174만5378m²) 등 3개 뉴타운지구를 모두 해제한 이후 매몰비용 지원 등 출구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