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쓰에이’ 수지·‘에프엑스’ 설리·‘러블리즈’ 서지수(오른쪽에서 세번째)(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 사진|스포츠동아DB·동아닷컴DB·울림엔터테인먼트
수지 ‘죽어버려’ 악성 댓글…소속사 고소
걸그룹 서지수, 동성교제 루머에 입원
나이 어린 아이돌, 가족까지 무차별 테러
기획사들 “반성 그때 뿐, 강경 대응할 것”
전문가들도 “범죄 인식 확실히 심어줘야”
■ 최근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을 보고 깜짝 놀랐다. 한 악플러가 “교통사고 나서 죽어버려”라는 악의적인 글을 올린 것이다. 처음엔 무시하려 했지만 점점 도가 지나쳐 결국 소속사가 나설 수밖에 없었다. JYP엔터테인먼트는 해당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 사이버수사대에 고소했다.
악성 댓글, 성희롱, 허위사실 유포, 합성사진 등 사이버상 악의적인 글들로 상처받는 스타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하루 이틀 사이 일은 아니다. 문제는 오랜 시간 스타들이 무차별적인 사이버테러에 노출돼 고통을 당하는 동안 그 수법이 더욱 교묘해지고 다양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연예인 관련 기사나 각종 인터넷 게시판 등에 달린 욕설이나 인신공격성 댓글은 안보면 그만이지만,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개설한 SNS 등을 통해 이뤄지는 사이버테러에는 속수무책이다. 아이유, 에프엑스의 설리, 티아라 지연 등 아직 비교적 나이 어린 연예인에게는 입에 담지 못할 저질 욕설이나 성적 농담의 글들도 쏟아진다. 남자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룹 JYJ, 2PM 택연, 슈퍼주니어 은혁, 연기자 박해진, 비스트 용준형, 허각 등을 포함해 심지어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까지 대상이 된다.
● “범죄라는 인식 심어줘야”
사이버 폭력 피해를 당한 스타들이 취할 수 있는 방법은 법적 대응 밖에 없다. 앞서 고소영, 송혜교, 김태희, 김아중 등도 허위사실을 유포한 누리꾼을 고소했다.
최근 박해진은 자신에게 악성 댓글을 남긴 악플러 30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후 봉사활동을 조건으로 반성문을 쓰고 선처를 호소한 일부에 대해 고소를 취하했다. 하지만 해당 기사의 게시판에는 “(용서)이럴 줄 알았으면 악플을 달걸”이라는 댓글이 등장하기까지 했다.
대부분 기획사 측은 “악플러에게 경고하는 차원에서라도 즉각적으로 법적 절차를 밟는다”면서 “처음엔 누리꾼의 자정 노력을 기대했지만, 그 순간뿐”이라며 “강경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미삼아, 호기심에 쓴 댓글 하나가 결국 심각한 폐해를 몰고 온다”고 입을 모은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무분별한 악플 때문에 삶 전체에 피해를 입기도 한다. 사이버테러는 명백한 모욕이자 인격살인이다. 범죄라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