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드림타워 고도 낮춰 사업 추진 돌파구 마련 218m→168m로 낮춰 道에 변경안 제출… 17개 제주시민단체 “카지노 반대”
제주지역 초고층 건물을 짓는 ‘드림타워’ 사업 용지인 제주시 노형동 공사 현장. 터파기만 한 채 20년 동안 방치됐다가 건물 규모를 축소하면서 공사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시 노형동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김모 씨(49)는 인근에 들어서는 초고층 건물인 ‘드림타워’ 사업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드림타워 사업을 추진하는 동화투자개발㈜이 “고도를 낮춰야 한다”는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요청을 11일 전격 수용했다. 노형동 노인회 관계자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드림타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사업 자체를 막을 수 없는 만큼,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초고층 건물사업 해결?
동화투자개발은 고심 끝에 사업을 대폭 수정했다. 56층이던 드림타워를 38층으로 낮추기로 결정하고 이달 말 건축허가 변경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218m이던 건물 높이는 168m로 낮아진다. 제주도는 건축교통통합심의, 관광숙박업 사업계획변경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사업 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정상적으로 행정절차가 이뤄진다면 내년 초 착공이 가능하다.
○ 아직 논란의 불씨는 남아
건물 규모를 축소했지만 문제는 남았다. 제주지역 17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주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는 “시행사가 밝힌 사업 변경안은 카지노가 핵심이다. 이 일대는 초대형 건물은 물론이고 대규모 카지노가 들어서지 말아야 할 지역이다. 드림타워 반경 1km 안에 12개 교육시설에 1만3000여 명의 학생이 있다. 카지노가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반대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동화투자개발 측은 이번에 층수를 수정하면서 카지노 계획 면적을 9100m²에서 8900m²로 줄였다. 박시환 대표는 “제주도가 카지노 규정을 정비하고 있다. 신규가 가능하면 하고, 아니면 기존 면허를 확보하든지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건축허가가 먼저다. 카지노는 한참 후의 일이다. 필요 인력 가운데 80%를 제주도민으로 우선 채용하고 연간 1300t의 농축수산물을 제주지역에서 우선 구매하겠다. 교통 혼잡 문제도 해소하겠다. 지역과 상생하는 사업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