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5일근무제, 국민 라이프스타일도 바꿔

안태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8월 한국경제학회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논문 ‘근로시간 감소: 생활습관은 건강해졌나’를 통해 “국민들은 근로시간이 줄면서 담배는 덜 피우는 반면 술자리를 더 자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노동연구원이 매년 수집한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통해 근로자 4550명을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한국은 주 5일제 시행으로 인해 2000년 이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눈에 띄게 근로시간이 단축된 나라다. 이는 건강습관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조사 대상 근로자들의 주당 근로시간은 2001년 52.1시간에서 2010년 49.8시간으로 줄었다.
안 교수는 이에 대해 “근로시간이 길면 스트레스양도 증가해 흡연 욕구를 느끼게 된다”며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흡연율 감소는 직장 내 주력층인 31∼55세 남성에서 두드러졌다”고 덧붙였다.
휴식시간이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술자리에 참석하는 빈도는 더 늘어났다. 이 조사에서는 주당 근로시간이 4시간 줄어들자 평균 음주 참여 횟수가 40%가량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휴식시간이 1시간 늘어날 때마다 술 마실 기회는 10%씩 늘어나는 셈이다. 이는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동창회, 동호회 등 사교모임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
근로시간과 운동도 상관관계를 보였다. 주 5일제로 바뀐 결과 운동하는 횟수가 평균 11.6% 정도 늘었다. 특히 여성이거나 나이가 많을수록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운동량 증가가 뚜렷이 나타났다. 안 교수는 “결론적으로 주 5일제 시행 결과 우리나라 근로자들의 전반적인 건강위험도는 약 11% 떨어진 셈”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