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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미-오세아니아 FTA 네트워크 완성

입력 | 2014-11-17 03:00:00

뉴질랜드와 FTA 타결 의미




52개국과 FTA 체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를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15일(현지 시간) 브리즈번의 한 호텔에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기자회견을 열어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발표하고 있다. 브리즈번=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뉴질랜드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전 세계의 0.2% 불과하다. 하지만 15일 확정된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뉴질랜드와의 FTA 협상 타결로 북미와 유럽, 동북아에 이어 오세아니아로 경제 영토를 확장했다. 한국이 FTA를 맺은 국가는 뉴질랜드를 포함해 모두 52개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 이스라엘 등 3개국을 제외한 31개국과 FTA를 맺었다.

특히 미국, 캐나다 등 북미와 호주, 뉴질랜드 등 오세아니아 국가와 모두 FTA를 맺어 북미-오세아니아 FTA 네트워크를 완성했다. 캐나다와 호주, 뉴질랜드는 미국과 ‘정보동맹’을 맺을 정도로 미국 경제블록의 중심 국가들이다. 10일 한중 FTA 타결로 한국이 중국과의 경제동맹을 우선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 가운데 뉴질랜드와의 FTA 타결은 외교적으로 균형을 잡는 측면이 있다.

한국이 명실상부한 ‘FTA 선도국’이 된 만큼 앞으로 주요하게 추진될 다자 지역경제 통합 협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은 16일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12개 참가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국가와 양자 FTA를 타결함에 따라 TPP 참여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선점했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미국 주도의 TPP와 한중일 FTA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다자 간 협상에 힘을 쏟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뉴질랜드 FTA 타결에 양국 정상이 적지 않은 역할을 담당했다. 2009년 6월 협상 개시 이후 네 차례 양국이 마주 앉았으나 견해차로 협상은 중단됐다. 지난해 7월 방한한 존 키 뉴질랜드 총리는 다시 협상 재개를 요청했고,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적 방식(think out of the box)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며 협상을 독려했다. 올해 2월 재개된 협상은 9개월 만에 성사됐다.

FTA 타결은 양국이 친밀도를 높이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G20 정상회의에선 박 대통령이 한국의 성장전략을 소개하면서 발언 시간을 초과하자 의장국인 토니 애벗 호주 총리는 “한국과 호주는 높은 수준의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그 정도 시간은 충분히 드릴 수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브리즈번(호주)=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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