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기자, 비자연장 제한 비판에 “회사 옮기고 옛 비자 사용해 추방” 日의 관계개선 4원칙 뒤집기엔 “교활한 수단 반드시 대가 치를 것”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렸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끝나자마자 중국 관영 언론들이 일제히 미국과 일본을 향해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행사 주최국으로서 참았던 불만을 가감 없이 쏟아내는 형국이다.
신화(新華)통신은 15일 평론에서 미국 뉴욕타임스(NYT)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12일 미중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NYT 기자가 외신 기자들의 비자 연장을 제한한 이유를 물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당혹스럽게 한 데 대해 관련 규정을 들어 반박했다. NYT는 시 주석이 비자 연장 제한의 책임이 미국 기자에게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에 반발해 “중국 정부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보도 내용을 바꿀 생각이 없다”는 내용의 반박문을 발표했다.
통신은 NYT가 ‘사실을 호도하고(失實) 추태를 부리고 있으며(失態) 신용을 잃었다(失信)’고 지적하며 “APEC 취재에 전 세계에서 4000명의 기자가 왔는데 이게 중국이 비자를 제한한 결과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올해 1월 오스틴 람지 NYT 기자가 비자를 못 받아 중국에서 추방당한 것은 해당 기자의 잘못이라고 지적했다. 람지 기자가 NYT로 적을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외신기자증을 중국 외교부에 반납했으면 기존 비자의 효력 역시 정지되는데 마음대로 입·출국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15일 해외판에서 “일본의 교활한 수단이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상이 중일이 최근 합의한 ‘관계개선 4대 원칙’을 뒤집는 발언을 했다고 비난했다. 신문은 “일본이 또 양국 관계의 금기를 건드렸다”며 “관계개선 4대 원칙을 정상회담 성사 도구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아베 총리와 기시다 외상이 최근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서 일본의 태도가 바뀐 게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