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회의서 日의 ‘엔低 정책’ 비판… “선진국 통화 쏠림, 신흥국에 부담” 韓-뉴질랜드 FTA 5년만에 타결
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일본의 양적완화 조치로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한국 수출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 일본에 직접적으로 우려를 표시했다. 박 대통령이 국제사회에 ‘엔저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것은 처음이다. 일본은 박 대통령의 문제 제기에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호주 브리즈번 컨벤션센터(BCEC)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최근 선진국들이 서로 다른 방향의 통화정책을 펴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며 “주요 선진국의 통화 가치 쏠림 현상은 일부 신흥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양적완화를 종료한 반면 일본이 추가 양적완화에 나서면서 한국의 주요 수출기업이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미 하나로 연결된 세계에서 자국 여건만을 고려한 선진국의 경제 및 통화정책은 신흥국에 부정적 파급효과(spillover)를 미치고, 이는 다시 선진국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역(逆)파급효과(spillback)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의 문제 제기로 G20 정상선언문에는 ‘각국 통화정책의 파급 효과를 관리하기 위해 협력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브리즈번(호주)=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