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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양 펜션 화재, 생존자 증언 “쓰러져 있는 女후배 마지막까지 구하려다…”

입력 | 2014-11-17 15:49:00

담양 펜션 화재. 사진 =동아일보 DB


담양 펜션 화재

전남 담양군 대덕면 한 펜션의 바비큐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6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15일 오후 9시 45분경 전남 담양군 대덕면 H 펜션 바비큐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전남 나주 동신대 1학년 고모 씨(19·여)와 정모(30), 송모(35), 류모 씨(40) 등 4명이 숨졌다.

이들은 바비큐장 출입문 바로 앞에서 서로를 껴안고 질식해 숨진채 발견됐다. 맨 아래에는 고 씨가 깔려 있었다. 한 생존자는 “대학 동아리 선배들이 쓰러져 있는 여자 후배를 마지막까지 구해내려다 변을 당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희생자들 중에는 내년 1월 중순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랑도 있어 안타까움을 더했다. 정 씨는 고 씨를 온몸으로 감싼 채 숨져 있었다. 정 씨의 사촌형(36)은 “동생은 동아리 선후배 간 우의가 참 돈독하고 의협심과 배려심이 남달랐다”며 “동생이 불길을 피하기보다는 생의 마지막 순간에도 자신을 내던진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불이 났을 당시 펜션에는 동신대 패러글라이딩 동아리 선후배 등 26명이 있었다. 여학생 6명을 비롯한 재학생 13명과 졸업생 8명, 가족 5명 등이었다. 경찰은 “이들의 진술을 종합하면 화재 당시 바비큐장에는 17명이 있었고 나머지는 방에서 쉬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광주 모 구의회 의원인 펜션 실소유주 최모 씨(55)와 김모 씨(30) 등 3명으로, 이 중 김 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이다. 경상자 3명은 병원 치료 후 귀가했다.

불이 난 바비큐장의 바닥은 목재고 벽면은 샌드위치 패널(스티로폼을 가운데에 두고 얇은 철제로 만든 건축용 판)로 지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억새로 엮어 올린 지붕에서 바닥까지 높이는 2.5m에 불과했고, 벽면에 미닫이 형태의 창문들이 있었지만 출입문은 단 1개였다.

담양소방서 관계자는 “샌드위치 패널은 열이 가해지면 철판이 벌어지면서 안에 있는 스티로폼이 타 유독가스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비큐장 안에는 소화기는 물론이고 간이 스프링클러나 비상조명등 비상벨 등 그 어떤 소방장비도 없었다.

한 생존 학생은 “불판 아래 숯불의 불이 거세게 올라오자 누군가가 불을 끄려고 물을 부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숯불을 받치고 있는 기름받이 공간에 고인 고온의 고기 기름에 물이 닿자 기름에 섞인 불티가 지붕으로 튀어 오르면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담양 펜션 화재 소식에 누리꾼들은 “담양 펜션 화재, 어떻게 이런 일이” “담양 펜션 화재, 안전불감증 정말 심각하다” “담양 펜션 화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길”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담양 펜션 화재. 사진 = 동아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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