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연인 사이에서 가장 흔하고 낭만적인 애정 행위는 키스다. 그런데 학술적으로 보면 키스는 면역체계와 질병 저항력 강화를 위해 발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혀를 접촉하고 타액을 교환하는 '친밀한 키스'를 통해 각자의 몸속에 보유한 박테리아를 교환·공유함으로써 이를 키운다는 것이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17일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원(TNO)의 생물학자 렘코 코트가 이끈 연구진이 '키스의 진화 이유'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이성애자 21쌍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10초 동안의 친밀한 키스 때 8000만 마리 이상의 세균이 이동한다. 이른바 '미소생물군 공유'로 각자의 몸속에 살고 있는 박테리아가 섞여 비슷한 구성을 갖추게 된다.
연구진은 '세균 교환'이 나중에 두 사람이 맞을 수도 있는 질병 감염을 막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사람 몸에는 조 단위의 박테리아가 있어 음식물 소화는 물론 감염방지 역할도 한다.
연구진은 '친밀한 키스'는 인간에게서만 발견되는 애정행위로 미생물 군과 연관지은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키스를 자주 할수록 두 사람이 비슷한 미생물 군을 보유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매일 9차례 '친밀한 키스'를 하는 쌍을 조사한 결과 두 사람의 몸속에는 매우 비슷한 미소생물군이 분포돼 있었는데, 이는 비슷한 질병에 대한 저항 준비와 동일한 음식물을 소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걸 의미한다는 설명.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저널 '마이크로바이옴' 최근호에 게재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