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겨야만 하는 현실을 그린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 국립극단 제공
연극 ‘우리는 영원한 챔피언’은 미국 배우이자 극작가인 제이슨 밀러의 작품으로 토니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작품이다. 극 중 중년의 동창들 사이에 우정이란 없다. 사업가 필(김태훈)은 조지의 경쟁자가 당선 가능성이 높다며 그에게 선거자금을 지원하려 하고, 중학교 교장 제임스(이종무)는 자신이 시장 후보가 되겠다고 나선다. 급기야 필과 조지 아내의 불륜 사실이 폭로된다.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수컷들을 연기하는 다섯 남자 배우는 폭발적인 에너지로 무대를 달군다. 감독은 “지는 것은 죄악이다. 오직 이겨라!”라고 제자들을 몰아붙인다. 이들이 이기려 발악할수록 처연함은 짙어진다. 이들에게 이기는 것은 그저 살아남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는 이 시대 가장들의 모습과도 닮았다. 유일한 자유인이었던 톰(박완규)이 떠났다 결국 돌아오는 것은 현실을 조롱하더라도 그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