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덜컥 겁부터 먹는 사람들이 있다. 후륜구동이 주를 이루는 수입세단 오너라면 한 겨울 갑자기 내린 눈 때문에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워야 했던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럴 땐 누구나 사륜구동 생각이 절실하다.
겨울철에 빛을 발하는 사륜구동은 일반적으로 전륜과 후륜 한쪽만 사용하는 차량에 비해 네 바퀴로 동력을 전달해 빙판과 진흙탕 같은 노면이 불규칙한 상황에서도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국내외 자동차 브랜드에선 모두 사륜구동시스템에 자신들만의 고유의 이름을 붙여 사용하고 있다. BMW의 경우는 ‘엑스드라이브(xDrive)’라 이름 붙여진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1985년 BMW 3시리즈에 최초로 적용된 이 시스템은 점차 전 모델로 확장되는 추세다.
또한 사륜구동 시스템을 차체통합관리시스템(ICM, Integrated Chassis Management)과 연결시켜 초기단계부터 필요한 제어를 할 수 있도록 도로 위의 모든 상황을 인식하고 판단하도록 했다. 이는 엑스드라이브에서 직접 실행하거나 DSC(Dynamic Stability Control) 또는 퍼포먼스 컨트롤(Performance Control)과 연계해 작동되며 동력이 필요한 곳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분배되기 때문에 불완전한 노면에서도 운전자는 민첩한 핸들링을 경험할 수 있다.
BMW 관계자는 “주로 전륜구동의 부족한 견인력을 보완하기 위해 사륜구동을 사용하는 다른 브랜드와 달리 BMW는 후륜구동의 전형적인 핸들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BMW 사륜구동은 일반 도로에서는 자동차의 성능과 동력을 최적화하는데 유리한 후륜에 대부분의 구동력을 전달한다. 따라서 사륜구동 모델이지만 BMW의 특징인 정확한 핸들링과 정밀한 주행이 가능해, 코너링 시 민첩한 드라이빙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안쪽으로 정확하게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신 엑스드라이브는 오버스티어링 시 전륜에 구동력을, 언더스티어링 시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한다.
현재 국내에는 3시리즈,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 6시리즈, 7시리즈의 엑스드라이브 장착모델과 엑스드라이브 시스템이 기본으로 장착된 BMW X 패밀리 등 총 41개 모델이 있다.
BMW 뿐 아니라 자회사 격인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에도 사륜구동 시스템 ‘올4(ALL4)’가 있다. BMW가 기본적으로 후륜구동(FR)인 반면 전륜구동(FF)을 기반으로 하는 미니는 리어 디퍼렌셜 내 전자석의 힘으로 전륜과 후륜의 토크를 배분한다. 엑스드라이브가 전기모터를 통해 토크를 배분하는 것과는 다르다.
특히 미니 올4의 경우 클러치가 완전하게 연결되는 순간부터 전륜과 후륜의 구동력이 5대 5로 배분된다. 또한 100km/h부터 효율적인 연비를 위해 후륜으로 전달되는 힘이 급격하게 줄어 140km/h부터는 100% 전륜으로만 힘이 전달되는 구조를 갖고 있다.
엑스드라이브는 도로 및 기후 조건에 관계없이 언제나 최고 수준의 트랙션과 안정성을 발휘하고, 심지어 운전자가 인식하기도 전에 오버스티어 또는 언더스티어를 억제해 코너링 역동성을 향상시킨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