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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배달 앱 2위업체의 ‘수수료 헛발질’

입력 | 2014-11-19 03:00:00


서동일·산업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업체 요기요는 18일 오전 ‘전체 가맹점 중 45%, 월 수수료 5만 원 이하’란 보도 자료를 냈습니다. 요기요는 “가맹점 수수료 금액을 공개하는 것은 업계 최초”라며 “이를 통해 요기요 수수료 시스템이 투명하게 공개되길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보도 자료를 보니 총 가맹점 4만여 개 중 45%가 5만 원 이하로 수수료를 내고 있었습니다. 얼핏 한 달 동안 요기요가 벌어들이는 수수료 금액이 적어 자영업자에게 큰 부담이 안 될 수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요기요는 최근 가맹점에 매출의 12.5%를 수수료로 받는 단일 수수료율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바꿔 말해 자영업자들이 내는 수수료가 적다면 그만큼 매출도 적다는 의미입니다.

요기요에 수수료로 월 5만 원을 내는 치킨집이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 치킨집은 요기요를 통해 올린 매출이 월 40만 원이란 계산이 나옵니다. 하루 평균 요기요를 통해 치킨 한 마리 가격 정도인 1만9000원 정도밖에 벌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이런 곳이 100개 중 45개에 이릅니다. 시장 점유율 2위인 요기요 가맹점 절반 가까이가 앱을 통해 하루 1만9000원을 번다는데 여러분이 자영업자라면 가입하시겠습니까.

수수료 문제는 최근 요기요가 여러 차례 강조한 내용입니다. 배달 앱이 도리어 자영업자에게 수수료라는 ‘부담’을 안겨 문제라는 목소리가 높았기 때문에 시장 점유율 1위 배달의 민족에 비해 자신들의 수수료가 낮고 투명하게 공개된다는 점을 알려 반전을 꾀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날 자료로 요기요는 자사 가맹점 평균 매출액까지 공개하는 ‘헛발질’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요기요 측은 “보도 자료에 1만 원 이하, 1만 원 초과∼5만 원 이하 등으로 그룹을 지어놓았기 때문에 묶어 계산하는 것은 정확도가 떨어져 위험할 수 있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1만 원 초과∼5만 원 이하를 5만 원으로 계산했으니 자영업자들의 매출액은 1만9000원보다 낮으면 낮았지 높을 일은 없다”고 해명하겠습니다.

서동일·산업부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