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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 경제]초밥 접시에 센서… ‘식당 혁신’ 이끈 클라우드 기술

입력 | 2014-11-20 03:00:00


김재형·산업부

식자재 재고 비용은 음식점 주인들의 공통된 고민거리입니다. 옷이야 재고를 어느 정도 쌓아둬도 변질될 염려가 없고 나중에 반품 처리를 해도 되지만 음식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당장 식자재가 모자라면 음식을 팔지 못하고, 그렇다고 많이 사두면 남은 식자재를 버리기 십상입니다.

이런 문제를 정보통신기술(ICT)의 힘을 빌려 간단하게 해결한 곳이 있습니다. 일본에만 약 350개 지점을 둔 회전 초밥집 ‘스시로’입니다. 스시로는 모든 접시에 센서를 붙여 실시간으로 각 메뉴의 판매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이 데이터를 보면서 필요한 만큼만 식재료를 구입하고 초밥을 만들어 내죠.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해 전체 운영비를 절감하고 있는 셈입니다. 3만2000여 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어떻게 적재적소에 배치할지 판단하는 데도 이 데이터는 매우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스시로가 이런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사실 클라우드 서비스 덕분입니다. 스시로 본사에는 전 지점에서 수집되는 정보가 15분마다 집계됩니다. 이 정보는 1년이면 총 10억 건에 달합니다. 스시로가 자체적으로 서버와 스토리지를 구축해 데이터를 직접 관리·분석했다면 연간 1억 엔(약 9억4000만 원) 정도는 써야 하는 수준입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클 수 있다는 겁니다.

스시로는 2012년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클라우드 서비스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 결과 연간 운영비용은 3000만 엔(약 2억8000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고 합니다. AWS의 최첨단 실시간데이터분석기술(RTC)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스시로는 ICT 신기술을 적용한 뒤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7개 지점을 열었고 중국 대만 홍콩 등 아시아 각국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죠. 스시로의 지난해 매출액은 1500억 엔(약 1조4000억 원)에 달합니다.

스시로의 사례는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서비스가 얼마나 사람들의 삶과 가까워졌는지 잘 보여줍니다. 국내에선 이들이 아직도 ‘미래기술’로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말이죠. 국내에서도 스시로나 AWS 같은 곳들이 많이 나오길 기대합니다. 국회에서 1년째 계류 중인 ‘클라우드 발전법’ 통과가 그 첫걸음일 겁니다.

김재형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