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범벅 산양삼 밀반입… 야산에 몰래 심고 “심봤다”
1975년 어느 날 충북의 한 야산. 안모 씨(57·당시 18세)는 ‘묘한 기운’에 이끌려 산속을 헤매다 도라지처럼 생긴 야생초를 발견했다. 야생초를 한 아름 안고 마을로 내려오는 그에게 한 고물장수가 접근했다. 고물장수는 안 씨에게 엿 3, 4개를 안긴 뒤 야생초를 들고 줄행랑을 쳤다. 훗날 알고 보니 그 야생초는 자연 산삼이었다. 그날 이후 안 씨는 꿈에서 산신령이나 호랑이 등을 자주 만났고 다음 날이면 산속에서 수십 년 혹은 백 년이 넘은 산삼을 발견하는 행운을 종종 누렸다.
심마니가 된 안 씨가 2011년 5월 한 방송에 출연해 털어놓은 얘기다. 이후 그는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스스로 ‘전국 최고 심마니’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실제 모습은 달랐다.
19일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해 11월경 중국 보따리상에게 뿌리당 2000원을 주고 중국산 산양삼 2만 뿌리를 밀반입했다. 이어 일당과 짜고 경기 가평군의 한 야산에 몰래 심은 뒤 자신이 운영하던 ‘산삼감정원’ 등을 통해 국내산 산양삼으로 홍보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안 씨 등 6명을 농수산물 원산지 표기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