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동빈 기자의 DRIVEN]타이어 도로실험 결과는
사실 타이어는 가속, 정지, 회전 등 자동차가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물리적인 상황뿐만 아니라 승차감까지 담당할 정도로 임무가 막중하고 피곤한 역할이다. 그래서 타이어(tyre)의 어원은 영어로 피곤하다는 뜻의 ‘tire’라고 한다.
타이어는 자동차에서 엔진과 브레이크에 비견될 정도로 핵심적인 부품이다. 그러나 제품의 특성상 성능지표를 엔진의 출력처럼 수치로 정확하게 표시하기 힘들어 소비자의 입장에선 다양한 타이어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거리다.
에코윙 타이어(왼쪽)와 V720 타이어.
연료소비효율(연비)은 최근 자동차회사들의 화두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엔진과 변속기의 효율을 올리고 차체의 무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 타이어회사들은 타이어만으로도 연비를 5% 정도 높일 수 있다며 친환경타이어를 들고 나왔다.
이론적으로 회전저항 구름저항 마찰저항 무게 등을 줄여 연비를 높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득을 볼 수 있는 폭이 크지 않아 실제 기름값을 줄일 수 있을지 소비자들이 알기 쉽지 않았다.
카톡쇼S에서는 현대자동차의 ‘아반떼’ 2대에 금호타이어에서 나온 순정타이어와 친환경타이어 ‘에코윙’을 넣고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했다.
연비 측정장치를 부착하고 135km를 주행해 L당 주행가능거리를 측정하는 테스트에서는 친환경타이어를 넣은 아반떼가 14.3km, 순정타이어의 아반떼는 13.3km로 친환경 타이어가 L당 1km 더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코윙의 연비가 7.5% 더 높게 나온 셈이다.
우월한 성능의 고성능타이어
이번에는 아반떼 2대에 금호타이어의 순정타이어와 초고성능타이어인 ‘V720’을 넣고 성능을 비교해봤다. 우선 타이어의 접지력을 가장 쉽게 알 수 있는 정지거리 테스트.
정확히 시속 100km에서 급브레이크를 밟아 정지한 곳까지의 거리를 측정했더니 순정타이어는 43.3m, 고성능타이어는 35.9m로 7.4m가 짧았다.
운전 스타일에 맞는 타이어 선택이 중요
타이어는 용도에 따라 일반타이어, 고성능타이어, 스노타이어 등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신차 출고 때 함께 붙어 나오는 일반타이어는 수명이 길고 눈길에서도 약간의 기능을 하는 다용도여서 평범한 운전을 하는 운전자에겐 제격이다. 친환경타이어는 일반타이어와 성향이 같고 연비를 조금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급격한 조향에서는 약간 둔한 반응을 보인다. 고급형 저소음타이어도 일반타이어의 범주에 들어가는데 승차감이 뛰어나고 소음이 적으면서 4계절 사용이 가능하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다.
고성능타이어는 여러 등급이 있는데 제동력과 조향성능을 극대화한 스포츠용 타이어는 겨울철 차가운 노면에서 마찰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눈길에서는 너무 미끄러워 아예 사용할 수 없다. 그래서 해외에선 여름용 타이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향성능과 고속주행 안정성을 높이면서도 승차감까지 어느 정도 확보한 고출력 자동차용 고성능타이어는 겨울철 일반 노면에서는 일반타이어 정도의 성능을 보이지만 역시 눈길에는 취약하다.
스노타이어는 눈길과 빙판길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이기 때문에 여유가 된다면 겨울철에는 스노타이어로 바꾸는 것이 안전에 큰 도움이 된다.
석동빈기자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