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자신감이 상승한 신한은행 김단비는 새 시즌 여자프로농구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코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경기당 9.2R 전체 1위…평균 15.4득점
정인교 감독 무한신뢰에 용병도 서브옵션
국가대표 경험·AG금메달이 성장 기폭제
신한은행 김단비(24)는 2011∼2012시즌 경기당 16점·5.7리바운드·3.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국여자농구를 이끌어갈 차세대 스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된 2012∼2013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정체기를 겪었다. 여기에 무릎 부상까지 겹쳐 때 아닌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절치부심한 김단비는 올 시즌 재도약에 나섰다. 그녀는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초반 무서운 경기력을 뽐내며 ‘새로운 지배자’의 포스를 풍기고 있다.
● 정인교 감독 “신한의 중심은 김단비”
김단비가 용병들 틈에서 좀처럼 자리 잡지 못했던 이유는 역할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김단비는 볼을 갖고 하는 농구를 펼치는 선수였지만, 용병들의 등장으로 볼 없는 움직임에 적응해야 했다. 적응시간은 예상보다 길었다. 이 과정에서 자신감을 잃고 말았다. ‘김단비의 성장이 멈췄다’는 평가도 적잖았다. 4월 신한은행 지휘봉을 잡은 정인교(45) 감독은 김단비의 자신감 높이기에 나섰다. 정 감독은 “우리 팀의 중심은 최윤아와 김단비다. 이들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용병은 서브옵션 역할을 할 선수들로 뽑았다”며 김단비와 최윤아에 대한 신뢰를 드러냈다. 김단비는 1라운드 5경기에서 평균 15.4점·9.2리바운드·2.2어시스트로 정 감독의 신뢰에 100% 보답했다. 1라운드에서 다방면에 걸쳐 활약한 김단비의 경기력에는 ‘WKBL의 르브론 제임스’라는 수식어가 따를 정도다. 김단비의 경기당 9.2리바운드는 전체 1위 기록이다. 정 감독은 “본인의 플레이를 찾게 되면서 리바운드까지 의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열심히 해줘서 고맙다”며 미소를 지었다.
김단비는 비시즌 동안 국가대표팀에 선발돼 2014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맛봤다. 김단비는 대표팀에서 5개월여 동안 이미선(35·삼성), 변연하(34·KB스타즈), 신정자(34·KDB생명) 등 베테랑들과 생활하면서 이들의 플레이를 눈에 익히고 체코 전지훈련에서 세계 강호들과 몸을 부딪쳤다. 또 아시안게임에선 금메달을 꼭 따야 한다는 부담까지 이겨내며 플레이를 펼쳤다. 그녀에게 대표팀 생활은 신체적·정신적 측면에서 모두 성장할 수 있는 계기였다. 김단비는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이뤄내면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자신감이 내게는 큰 플러스 요인이 된 것 같다. 대표팀을 다녀온 뒤로 플레이에 여유가 생겼고, 위기에서도 느긋하게 경기를 풀어가려고 한다. 몸이 힘들긴 하지만, 감독님이 충분한 휴식을 보장해주셔서 체력 부담도 없다”고 밝혔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