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MHz 대역, 재난망 할당되자… “주파수 분배안 직접 논의” 小委 추진 지상파 편들기 의혹 짙어 논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미방위)가 700MHz(메가헤르츠) 대역 주파수 분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소위를 구성키로 했다. 국회가 소위를 구성하는 것은 일반적인 활동이지만 일부 미방위 의원들이 지상파 편향적 주장을 해온 만큼 그 목적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입법부의 과도한 행정권 침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국회 미방위 관계자는 “21일 미방위 전체회의에서 주파수 관련 소위를 구성하는 안건이 상정된다”며 “아직 소위 구성 방안이나 향후 논의할 내용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20일 밝혔다.
소위는 700MHz 대역 108MHz 폭 중 국가재난안전통신망(재난망)에 할당된 20MHz 폭을 뺀 88MHz 폭을 통신용 또는 지상파 초고화질(UHD) 방송용으로 사용할지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는 14일 재난망 주파수를 확정하기에 앞서 “내년 상반기(1∼6월)까지 새로운 주파수 분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700MHz 대역 40MHz 폭을 이동통신용으로 할당한 방송통신위원회 결정도 재검토하기로 했다.
미방위가 주파수 소위까지 만들기로 한 것은 정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 높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일부 의원들은 재난망 주파수 할당 이후 “700MHz를 통신재벌에 넘기기 위한 알박기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소위가 700MHz 대역 중 남은 88MHz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분배안을 마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노명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는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 관한 법률을 만드는 기관이지 정부 행정행위나 행정처분 등에 대해 재량권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국회가 주파수 분배안과 같은 구체적인 정책을 직접 결정하려고 한다면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덕 기자 drake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