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의업체 ‘댓글 전쟁’ 계기로 본 ‘입소문 마케팅’ 실태
○ 알바생이나 블로거가 돈 받고 올려
“친구들 모임 장소를 고민하다 우연히 찾은 △△레스토랑, 맛도 분위기도 최고였어요.”
영화업계와 연예계에서도 입소문 마케팅을 사용한다. 한 영화 홍보대행사 관계자는 “영화 개봉 전 ‘기대감’을 높이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별점 테러’는 이미 구식이며, 최근에는 주연 배우 팬카페와 연계한 온라인 활동이나 시사회 등 온라인 이벤트를 활용해 입소문을 내는 방식을 쓴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에 자신을 노출시키기 위해 홍보대행사를 이용했다는 증언도 있었다. 한 연예인의 검색어 노출을 의뢰받아 작업했다는 B 씨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한 시간에 700∼1000만 원씩 받고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최상위권에 이름을 노출시켜줬다”고 털어놨다.
○ 광고주 압박에 ‘악플’도 달아
입소문 마케팅 초기에는 업주가 직접 하거나 지인을 동원했지만, 최근에는 홍보대행업체가 영업활동을 통해 모집한다. 9월 서울 강남구에 카페를 연 오모 씨(30)는 입소문을 내주겠다며 찾아온 업체가 10여 곳에 이른다고 말했다. 오 씨가 받은 견적서에는 △블로거 10명 실제 방문후기 작성 50만 원 △방문 없는 (가공된) 후기 10건 30만 원 △유명 카페 상단 노출 1건 50만 원 등의 구체적인 가격이 적혀 있었다.
홍보대행업계에서는 입소문 마케팅의 핵심은 ‘티 나지 않게 광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6개월간 댓글 달기 아르바이트를 했던 최모 씨(29·여)는 “댓글과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매뉴얼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바이트 시작과 함께 블로그 5개를 관리하는 포털 ID를 제공받은 최 씨는 성격이 다른 5개 블로그의 게시글 사이사이에 홍보성 글을 교묘히 숨겨 배치하는 일을 했다.
광고주들은 경쟁사를 공격하기 위해 ‘악성 댓글’을 달 것을 은근슬쩍 요구한다. A 씨는 “회의 때 지나가는 말처럼 ‘상대가 눈에 거슬려’라는 식으로 사인을 주면, 아르바이트생을 동원해 악플을 단다”고 말했다. 악플을 달기 위해 업체들이 대포폰까지 동원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디지털대성의 여론 조작 의혹을 제기한 한 관계자는 “휴대전화 유심칩이나 대포폰을 대량 구매해 포털사이트 인증을 받으면, 이용자의 신분을 드러내지 않고 댓글을 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