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활발한 세대교체 예고… 실적부진 무선사업부 인사태풍 불듯
삼성그룹이 올해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영전 인사는 최소화하고 나이 많은 임원을 대거 퇴진시킨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오너 일가의 승진 가능성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그룹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사장단 인사를 이르면 다음 달 1, 2일 발표한다. 삼성 관계자는 “다음 달 5일 열릴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에 새로운 사장단이 참석할 수 있도록 그 전에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모두 마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격려 차원 직급 승진인사 없어
올해 유례없는 실적 악화의 위기를 경험한 삼성그룹은 이번 사장단 및 임원 인사에서 영전 인사는 최소화하고 임원 상당수를 교체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직책은 같지만 격려하는 차원에서 직급만 승진시키는 예년 같은 영전 인사는 없다는 의미다. 아울러 나이가 상대적으로 많은 임원을 비롯해 삼성그룹의 ‘올드보이(OB)’로 통하던 고위급 인사들도 대거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집에 가는 임원이 많다는 말은 새로 그 자리를 채울 사람들도 생겨난다는 의미이므로 예년보다 활발한 세대교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해외법인 대규모 인력교체 벌어질 듯
다음 달 5일 이전에 임원 인사가 끝나면 연말 연초 내내 계열사별 대규모 조직개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적 있는 곳에 보상이 있다’는 삼성그룹의 원칙 아래 최근 몇 년 동안 연말 보너스 및 승진 파티를 벌여온 삼성전자도 올해는 실적 악화의 책임을 지게 됐다. 삼성전자는 앞서 9월 본사 스텝 조직의 15%를 수원과 기흥 등의 사업부로 내려보내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이런 식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올해 실적이 좋지 못한 다른 계열사들도 적지 않은 변화를 경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실적이 부진했던 해외 법인들도 예외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북미와 중국, 유럽 등 주요 법인에서 대규모 인력교체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